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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글-LA 중앙일보] 김용현 언론인
 
2017-02-27 17:48:10

LA 중앙일보

[시론]그리고 또 탄핵되어야 할 것들


그 오래고 지루했던 한국의 탄핵정국이 마침내 종착역에 다다르고 있다. 최순실에 의한 국정농단 사건이 세상에 드러난 것은 지난해 10월 하순이었다. 그로부터 지난 4개월 동안 국회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의결되었고 헌법재판소의 탄핵심의, 국회의 국정조사 청문회, 특검의 조사, 그리고 광장을 메운 뜨거운 찬반 집회 등, 참으로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일들이 숨가쁘게 이어져 왔다. 


그러는 동안 국정과 경제는 얼마나 마비되고 국민의 마음은 또 얼마나 갈기갈기 찢어져 버렸는지.

이제 드디어 특검은 2월 말로 끝이 나고 헌재의 최종변론일이 2월 27일로 잡혀지면서 3월 초순 중으로는 인용이든 기각이든 탄핵이 결판 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통령이 일개 아녀자에게 국정의 태반을 넘겨줬던 어처구니없는 사례들이 속속 밝혀지면서 지금도 국민의 75 %이상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탄핵기각을 부르짖는 일부 친박 단체들은 박근혜 대통령을 옹호하면서 계엄령 선포까지 부르짖는 행각을 벌이고 있다. 헌재의 심판이 가까워 오면서는 그 결과에 불복하며 '결사항전'하겠다는 극단적인 표현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당초 박근혜 대통령이 유례없는 반헌법 행태를 보인 배경에는 이처럼 박근혜 대통령이라면 잘잘못을 가리지 않고 무조건 지지하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인데 그를 향한 맹목적 사랑이 결과적으로 그 주군을 두 번 죽이려 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통령에 대한 탄핵 결정과 함께 또 탄핵되어야 할 일들이 있다. 법(法)이 만인의 평등과 소외받는 이들의 권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법은 법을 잘 알고 법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들 자신을 위해 존재한다는 오만한 생각이거나, 어느 시대의 발상인지 법은 권력자와 돈 앞에는 비켜가야 한다고 떼를 쓰는 품격 잃은 법률인들도 이번 기회에 탄핵되어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시급하게 탄핵되어야 할 것은 국민을 우습게보고 국민을 괴롭히는 모든 정치인들이다. 얼마 전 세상을 떠난 박세일 교수가 생전에 지인들에게 보낸 '지도자의 길'이란 글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남은 이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한때 여당에 들어가 정치에도 참여했던 박세일 교수는 이 글에서 '아무나 지도자의 위치를 탐해서는 안 된다. 치열한 고민이나 준비 없이 지도자의 길에 나서는 것은 국민에게 무례한 일이며 죄악'이라고까지 말하고 있다. 지금 숱하게 나선 대권후보자들은 귀담아 들을 소리다. 

세상에서 낚시꾼 정도로 알고 있는 강태공은 실은 중국 주나라의 뛰어난 경세가였다. 강태공도 이와 비슷한 애민(愛民)사상을 설파하면서 '지도자의 할 일은 모름지기 백성을 사랑하는 것뿐이며 백성을 힘들게 하는 통치자는 누가 됐거나 벌을 받아야한다'고 했다. 

헌재의 심판을 눈앞에 두고 일각에서 대통령의 하야와 야당의 협력을 요청하는 거짓 탕평책이 횡행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그런 화해의 제스처도 그럴만한 시기가 있었다. 

헌재 재판관들이 신변의 위협까지 느끼고 있는 비장한 현실이다. 이제는 비록 아픔과 혼란이 따르더라도 나라의 기본과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 

한때 지도자였던 사람들이 자기 잘못에 대해 엎드려 사과하기는커녕 시정잡배들마냥 이 핑계 저 핑계로 법을 무력화시키며 국민을 괴롭혀온 죄과에 대해 행여 이를 망각하려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도 마땅히 탄핵되어야 한다.


원본 URL: http://www.koreadaily.com/news/read.asp?art_id=5035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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