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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sun Brief [김건희 여사를 향한 여성 혐오 이젠 멈추어야] 통권243호
 
2022-11-22 16:43:29
첨부 : 221122_brief.pdf  
Hansun Brief 통권243호 

손숙미 한반도선진화재단 양성평등위원회 위원장


김건희 여사에 대한 야권의 조롱과 비난의 목소리는 대선을 전후하여 꾸준히 이어져 왔다. 근거도 없는 쥴리설과 더불어 영국 엘리자베스 왕 장례식에서 썼던 망사 달린 검은 모자까지 구설에 올랐다. 김건희 여사의 일거수일투족이 언론의 관심과 비판의 대상이 되자 정가에서는 모든 건 기승전건희로 통한다는 말까지 생겼다.

 

1. 김건희 여사의 사진은 빈곤 포르노인가?

 

최근에는 김건희 여사가 윤석열 대통령 해외 순방 동행중에 캄보디아에서 심장병 어린이인 로타를 안고 찍은 사진을 두고 파문이 일었다. 민주당 장경태 의원은 그 사진을 두고 빈곤 포르노 화보 촬영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외교행사 개최국의 공식프로그램 참가요청은 거절하고 의료취약계층을 따로 방문해 홍보수단으로 삼은 건 외교적 결례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그 사진을 두고 과거 소말리아 유니세프 급식센터를 찾았던 오드리 헵번이 영양실조 어린이를 안고 찍은 사진과 흡사하다고 주장했다. 김건희 여사는 오드리헵번 코스프레를 했으며 그 사진을 자신의 이미지 세탁용으로 활용했다고 비난했다. 급기야 모 야당 의원은 고통받는 사람들을 장식품처럼 활용하는 사악함부터 버려야 한다고 했다. 그는 사악함이란 단어를 통해 김건희 여사가 마치 악마 같다는 이미지를 연상시켰다.

 

김건희 여사가 공식일정인 앙코르와트 방문을 하지 않고 개별적으로 심장병 어린이를 찾은 것이 외교 결례인가? 그 프로그램은 캄보디아 정부에서 정상 배우자들을 대상으로 여가 활용을 위해 만든 것으로 참석이 의무가 아닌 선택사항이었다. 김건희 여사의 심장병 어린이집 방문일정은 캄보디아 정부가 허락했기에 가능했다고 본다. 김건희 여사가 일정을 안전하게 소화할 수 있도록 에스코트하는 경호시스템이 캄보디아 정부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김건희 여사가 심장병 어린이집을 방문한 것은 미리 잘 짜여진 각본에 연출된 것은 아니었다. 김건희 여사가 먼저 헤브론 의료원을 방문했을 때 심장 수술을 받았던 로타 어린이가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 행사에 참석하지 못했다. 그러자 김건희 여사가 그 사연을 듣고 다음 날 어린이의 집으로 찾아간 것이다. 그래서 그 일정은 급하게 비공개로 잡혔을 가능성이 크다. 이렇듯 김건희 여사가 공식일정을 갑자기 물리치면서까지 급하게 개인일정을 잡은 것이 단순히 그의 이미지 세탁을 위해서였을까? 그것은 오히려 로타 어린이의 안타까운 사연에 가슴 아픈 연민의 정을 느꼈기 때문은 아닐까

 

2. 허약한 아이를 안아주는 것은 모성본능

 

프란스 드 발이라는 학자는 오랫동안 영장류의 행동을 관찰하면서 남성과 여성의 젠더 차이를 연구해왔다. 그는 최근 저서 차이에 관한 생각에서 여자아이는 어린 나이인데도 남자보다 아기를 더 많이 돌보고 더 많은 시간을 아이와 함께 보낸다고 한다. 그는 사람을 비롯한 영장류에서 어미가 새끼를 안아주고 보살피는 것은 선행의 기쁨을 가져다줄 뿐 아니라 가장 흔한 형태의 이타주의라고 언급했다. 여성은 감성적인 공감 능력이 풍부하여 이웃의 아기도 친어미처럼 돌보는 알로마더링(이웃이 엄마처럼 보살핌)이 발달했다고 한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도 있지 않은가!

 

어떻게 보면 여성이 아프고 허약한 아이를 돌보고 안아주는 것은 모성본능에 근원을 둔 자연스러운 것이다. 또 아이를 안을 때 똑같이 왼쪽 팔로 안아주는 자세가 나오는 것은 왼쪽 시야에 있는 물체가 감정을 처리하는 오른쪽 뇌에서 잘 지각하기 때문이다. 왼쪽으로 아기를 안는 것은 이 자세가 감정적 연결을 촉진하기 때문이지 오드리 헵번 코스프레를 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빈곤 포르노라는 말이 반여성적이고 인권침해의 요소가 있다고 비난을 받자, 장 의원은 빈곤 포르노가 학술적 용어이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부정적 의미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빈곤 포르노는 학술적으로 자선모금을 유도하기 위해 다른 사람의 가난을 자극적이고 선정적으로 묘사한 사진이나 영상을 말한다.) 그렇지만 장 의원은 빈곤 포르노란 용어를 세미나장에서 학술적으로 사용한 것이 아니라 김건희란 여성을 공격하기 위해서 사용했다. 이 단어를 접한 대부분은 빈곤 포르노의 학술적 의미를 모르고 있었던 경우가 많아, 포르노의 일반적인 의미인 부정적인 이미지를 떠올렸을 것이다.

 

이준석 전 대표는 장 의원에 가세해서 “‘빈곤 프로노 포르노에 갇힌 분들은 오래된 논쟁에 대해 단 한 번도 고민 안 해본 사람임을 인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한마디에 빈곤 포르노같은 유형의 단어를 들어 본 적도 없어 고민조차 해 보지 않았던 많은 사람은 갑자기 무식하고 정신세계가 낮은 사람으로 전락해 버렸다

 

3. 여성 혐오 이젠 멈추어야

 

왜 이렇게 김건희 여사는 계속 야당이나 일부 남성들의 공격대상이 될까? 그것은 여성을 열등한 존재로 여기는 뿌리 깊은 편견에서 우러나오는 여성 혐오(미소지니)와 관련이 있다고 본다. 일본의 대표적인 페미니스트인 우에노 치즈코는 성차별적인 문화의 핵심원리는 여성 혐오이며 남성들에겐 여성멸시로 나타난다고 한다. 장 의원은 빈곤 포르노란 학술적 용어에 빗대어 사실상 여성에게 외설적인 이미지를 덧씌우는 일종의 언어적 폭력을 행사함으로써 여성멸시를 드러낸 것이다.

 

사진 촬영에 조명을 사용했든 혹은 하지 않았든 그것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비공개행사 후 선별된 사진으로 홍보하는 것은 어느 정치권에서나 있었다. 김건희 여사는 대통령의 부인인 공인이다. 공인의 경우 비공개행사라고 해도 사후에 기록과 사진을 남기는 것이 관례이다. 사진을 찍는 사람은 항상 최상의 결과물을 원한다. 따라서 필요하면 조명을 쓰기도 한다(요즘은 카메라에 조명이 딸린 것들도 많다). 사진에 찍히는 사람은 촬영하는 사람이 시키는 대로 어색한 미소를 띠기도 하고 손가락 하트를 만들기도 한다. 또 촬영기사의 요구로 사진이 잘 나오는 각도로 턱을 집어넣고 몸을 약간 비트는 자세를 취하기도 한다. 사진 촬영 시에 그러한 동작을 한다고 해서 촬영기사나 우리는 자신이 특별히 가식적이라거나 연출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냥 사진의 속성이 그렇다고 생각한다.

 

만약 영부인이 대통령 순방 동행 기간에 사인과 동행하였거나, 공식일정에서 벗어나 개인적으로 과도한 쇼핑이나 호화 관광을 즐겼다면 비난받아 마땅하다. 그렇지만 공식일정인 앙코르와트 관광 대신에 몸이 아픈 어린이를 방문한 것까지 비난의 대상이 된다면 그것은 지나친 억지요 김건희 여사에 대한 혐오와 흠집내기로 보인다.

 

그동안 친 페미니스트 정당을 자처해 온 민주당이 김건희 여사를 약한 고리로 보고 사사건건 멸시하고 조롱하면서 사실상 정쟁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야당 측은 이제 김건희 여사에 대한 여성 혐오를 멈추어야 한다. 김건희 여사에 대한 계속되는 조롱과 비아냥은 나중에는 필연코 역작용을 가져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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