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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청년들 앞의 지뢰밭 ‘가계빚 나랏빚’
 
2021-12-15 11:17:16

◆ 칼럼을 기고한 강성진 교수는 현재 한반도선진화재단 정책위의장 겸 국가전략연구회장으로 활동 중입니다. 


노동자 중심 정책 취업문 더 닫아
재정 일자리 늘고 신규 취업 줄어
집값 폭등…내 집 마련 꿈 깨뜨려

국가부채=靑年채무 잊은 정치인
코로나 속 최대 무역 창출한 기업
한류 초월한 BTS ‘절망 속 희망’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5월 제19대 대통령 취임사에서 무엇보다 일자리를 챙기고, ‘계층과 세대 간 갈등을 해소하고 비정규직 문제도 해결의 길을 모색’해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경제 정책의 운영 방향을 천명했다. 이후 5년이 다 돼 가는 요즘 정책의 성과는 어떠한가? 오히려 계층 간 갈등은 더 심해졌고, 특히 젊은 계층에 절망감과 분노만을 키워준 듯하다.

젊은이들이 원하는 시장에서 만들어지는 좋은 일자리가 충분치 않다. 지난 10월 전체 취업자는 전년 대비 65만2000명이 늘었으나, 2019년 10월에 비하면 23만2000명이 증가한 것에 불과하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취업자 감소에 의한 기저효과가 반영된 것이다. 그중에서 세대의 주축인 30대 일자리는 20개월 연속 줄어들고 있다. 반면에 늘어난 65만2000명 중 50대 이상이 73%인 47만6000명이었다. 고용의 질도 나빠져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감소(-444만 명)하고, 36시간 미만 일자리는 증가(521만4000명)해 정부 재정 지원 일자리나 아르바이트 같은 임시 일자리가 취업자 증가를 주도하고 있다.

‘소득주도성장’이라는 정체불명의 정책으로 정규직 노동자 중심인 경제정책은 새로이 시장에 진입하려는 청년 세대들에게는 오히려 취업의 문을 잠그고 미래 삶에 대한 희망을 저버리게 했다. 전 세계 180개국 중 100위가 넘을 정도로 노동시장 경직성이 강하다는 경제자유지수(IEF)를 보면 이들 신규 취업자들에게 취업시장의 문은 더욱 굳게 잠겨 있다. 이는, 지난 10월에 지난해 대비 취업자가 늘었다고 하지만, 취업준비자도 5만2000명이나 더 늘었다는 점에서 쉽게 알 수 있다.

여기에 부동산 가격의 폭등은 젊은 계층이 수입을 절약해 자기 집을 마련하겠다는 꿈을 접도록 만들었다. 최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문 정부 임기 동안 서울 집값이 109% 올랐다고 발표했다. 서울 25개 구(區)의 대표적인 아파트 3곳 시세를 분석한 결과, 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 3.3㎡당 2061만 원이었으나 최근에는 4309만 원이었다는 것이다. 서울 아파트값이 5년 새 2배가 넘어 버린 것이다.

일자리도 없고 집값도 급격히 치솟으면서 열심히 일해 소득을 모아서 자기 집을 마련하고 가정을 꾸리겠다는 전통적인 가치관을 가진 청년들의 꿈은 근본부터 흔들리게 됐다. 차라리 지금 써서 즐기자는 의식이 팽배하게 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매월도 아니고 딱 한 번 30만 원을 지급하는 것이 이들 청년에게 무슨 위안이 되겠는가? 저출산·고령화 대책으로 수십조 원을 쏟아부은들 무슨 효과가 있겠는가?

청년들에게 또 다른 지뢰밭은, 급격히 증가하는 가계부채와 국가부채다. 많은 국제기관에서 발표했듯이 가계부채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중은 이미 100%가 넘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고 수준이다. 국제결제은행(BIS)이 집계한 43개국 평균(68.7%)보다 한참 높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증가 속도도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점이다. 국가채무(D1)는 어떤가? 문 대통령이 야당 대표 시절 재정 건전성의 마지노선이라고 주장하던 GDP 대비 40%는 이미 넘었고, 올해는 거의 1000조 원에 육박해 47%가 넘을 전망이다. 선진국에서 집계하는 일반 정부채무(D2) 기준으로 하면 2017년에 이미 40.1%였다.

이처럼 국가채무와 가계부채가 동시에 증가하는데 국가채무를 늘려 가계부채를 줄이겠다는 일부 정치인은 어떤 생각인지 궁금하다. 더 나아가 이 모두가 우리 국민, 더 나아가 청년세대가 앞으로 갚아야 할 부채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다.

그렇지만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민간기업이나 청년들을 보면 우리 경제에 희망이 보인다. 정부의 반기업 정서에도 불구하고 올해 우리 기업들은 치열한 국제 경쟁시장에서 1조2000억 달러(추계)로, 최대 무역액을 달성했다. 단순히 한류라는 차원을 넘어서 한국어로 아리랑을 부르면서 세계를 감동시키는 방탄소년단(BTS)의 요즘 모습을 봐도 그렇다. 정부도 이제 할 일을 열심히 하면서, 또 다른 경제의 축인 민간시장을 응원하고 격려해 주면 대한민국 경제의 미래는 더욱더 밝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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