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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재완이 말하는 '린치핀'…"포퓰리즘 득세, 정책오염 심각하다"
 
2024-03-07 10:39:13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2012년 칼럼에서 당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해 이렇게 언급한다.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에 맞설 수 있는 정부 고위 인사가 늘 있는 건 아니다. 박 장관에게 강력한 지지를 보낸다"

박 전 장관은 기재부 장관 시절 불필요한 복지 확대에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그의 소신은 그대로다. 박 전 장관은 머니투데이 인터뷰에서 "구조적 문제의 린치핀(Linchpin)은 포퓰리즘에 편승한 불공정한 시스템"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정책 오염이 심각하다"고 현재를 진단했다.

린치핀은 '비녀장'으로 해석할 수 있다. 비녀장은 바퀴가 빠지지 않도록 축에 꽂는 핀이다. 핵심이라는 표현으로 활용된다. 박 전 장관은 우리 사회를 유지하는 린치핀으로 가족을 꼽았다. 인구문제 극복 과정에서 가족이 중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경제교육단체협의회장,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 성균관대 이사장, 기재부 중장기전략위원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는 박 전 장관을 지난 5일 서울 성동구 경제교육단체협의회에서 만났다. 인터뷰가 이뤄진 날은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이었다.

- 우리 경제에 봄날이 올까.
▶봄날이 오려면 뼈를 깎아야 한다. 구조개혁이 필요하다. 저항과 고통이 있을 것이다. 고통 없이 발전할 수 없다. 고통이 따르더라도 꾸준히 개혁해야 우리 앞에 닥친 험난한 도전을 극복할 수 있다.

-현재 우리 경제에 대해선 어떻게 보나.
▶수출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지만 기저효과에 따른 반사이익 정도로 생각한다. 금리가 많이 올라서 내수가 상당히 위축됐다. 이 역시 저금리 시절 부채를 가볍게 본 결과다. 뒤늦게 날아온 비용청구서다.

-올해 경제 상황을 전망한다면.
▶고금리 여진으로 구매력이 줄었다. 수출 회복세는 더디다. 지지부진한 경기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중 금리를 낮추더라도 회복세는 완만할 전망이다. '완만'보단 '미약'이라는 표현이 낫겠다.

-기재부 장관 재직 시절 경제 상황을 야구에 비유하곤 했다. 수비에 집중하고 있는데 방어율만 올라가는 게 아닌가.
▶'방어율이 오른다', 좋은 표현이다. 어려운 상황이니 공격적으로 나가기 힘든 측면을 이해한다. 어려울 때도 개혁해야 한다. 인도는 유가가 높을 때 유가보조금을 낮췄다. 역풍에 맞서 개혁했을 때 성공한 사례가 많다.

-그동안 구조적 문제를 많이 언급했다.
▶저성장 기조가 고착되고, 인구배당의 희석 등 인구위험은 가속되고 있다. 탐구, 모험, 창의 등 혁신 역량의 정체, 사회갈등 고조와 자조(自助) 의식 퇴색, 기여와 보상이 동떨어진 불공정한 시스템 확산 등 구조적 문제가 수두룩하다.

-구조적 문제의 핵심은 무엇인가.
▶구조적 문제의 '린치핀(핵심)'은 포퓰리즘에 편승한 불공정한 시스템이다. 검증되지 않은 날림·대증 요법이 횡행하면서 정책 오염이 심각하다. 정부 실패도 누적됐다. 당리당략에 따라 무조건 찬성, 반대하는 것도 일상화됐다.

-포퓰리즘에 맞설 방안은.
▶2000년대 이후 포퓰리즘이 득세했다. 정치권의 중론(衆論)이 학계와 관료의 정론(正論)을 압도하는 상황이다. 복지 포퓰리즘이 힘을 얻고 있다. 제어해야 한다.

-경제팀에 조언한다면.
▶후배들이 잘못하고 있다는 건 아니다. 정론을 소신껏 이야기하는 소명 의식이 강화되면 좋겠다. 선거 국면에서 쏟아지는 양당 공약을 보면 과연 대차대조표가 맞는지 의문이다. 자성할 대목이 많다.

-교육·연금·노동 등 윤석열 정부의 3대 개혁은 어떻게 평가하나.
▶부민안국(富民安國), 즉 삶이 넉넉하고 편안한 나라가 되려면 인적 역량을 키우고 공정한 시스템도 갖춰야 한다. 3대 개혁은 그 전제다. 다만, 하루아침에 개혁을 끝낼 순 없다. 청사진과 단계적 실행계획이 필요하다. 합의를 모색하는 '슬기로운 일머리'가 절실하다.

-3대 개혁 각각의 과제는 어떻게 보나.
▶교육개혁은 인적 역량을 끌어올려 생산성을 높이고 신산업 태동을 촉진한다. 연금·노동개혁은 공정한 시스템에 기여한다. 기존 노동법제는 대기업 정규직·전일제·노조원에게 유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현행 연금제도는 미래 세대에 불리하다. 고령화로 연금은 시간이 흐를수록 기득권층이 늘어난다. 개혁이 시급하다.

-정부는 '역동경제' 브랜드를 내세우고 있다.
▶취지와 방향에 100% 공감한다. 정부의 규제, 관습, 영향력을 줄이고 민간의 자율, 창의가 촉발되도록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참신한 아이디어에 반론을 제기하는 것을 도외시하는 문화가 역동경제의 걸림돌이다.

-어떤 점이 문제라고 생각하나.
▶우리 경제의 동력이 약해졌다. 기업만 봐도 진입과 퇴출이 모두 크게 줄었다. 이른바 '좀비기업'이라는 한계기업의 비율이 무척 높다. 조직문화도 보신과 책임 회피에 치우쳐 있다. 압축 성장기엔 도전과 임기응변, 기업가정신이 왕성했는데, 지금은 상당히 퇴색됐다.

-정부에서도 역동경제의 핵심 중 하나로 기업가정신을 말한다.
▶참신한 아이디어가 결실을 보고 정당한 보상을 받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지금은 기업가정신을 발휘하기에 장애가 많다. 시스템이 공정해야 기업가정신을 꽃피울 수 있다. 민간의 역량ㆍ다양성을 존중하고 자율ㆍ창의ㆍ모험을 독려하도록 규제를 줄여야 한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72명으로 집계됐다. 인구문제, 어려운 과제다.
▶인구배당의 희석으로 잠재성장률이 계속 내려간다. 노동의 성장 기여도는 조만간 마이너스로 바뀔 전망이다. 인구위험이 너무 빨리 닥쳤다. 절박한 인식으로 전방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인구문제의 해법은.
▶경제적 유인 외에 가부장제 등 낡은 문화를 청산해 부부가 육아와 가사 부담을 나눠야 한다. 가족의 가치를 고양하는 교육과 캠페인도 병행해야 한다. 미국 백인 가구의 순자산이 흑인 가구보다 8배 많지만, 백인 1인 가구 순자산은 흑인 유배우자 가구의 절반에 그친다. 가족이 근로 의욕과 저축 동기, 책임·자조 의식의 원천이라는 방증이다.

가족은 사회를 유지하는 린치핀(핵심)이다. 이게 빠지면 와르르 무너진다. 계몽운동이라고 하면 구시대적이란 생각이 들어 거부감이 생기지만, 언론이나 시민단체, 종교단체에서 가족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확산하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정부가 기업 출산지원금의 파격 세제지원 방안을 내놨다.
▶유례없는 지원이다. 유례없는 속도로 출생률이 급락하고 있는 만큼, 특단의 조치로 이해한다. 부디 효과를 발휘해 잘 작동했으면 좋겠다.

-현재 정부의 중장기전략위원장을 맡고 있다. 역대 정부의 미래 비전이 대통령 임기인 5년의 덫에 빠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뼈아픈 지적이다. 저를 비롯해 국정에 참여한 정무직들의 책임이다. 대통령 임기라는 시계(視界)에 갇혀 있는 게 사실이다. 재정, 에너지, 교육 등은 멀리 내다봐야 한다. 국민적 공감대를 이뤄 큰 틀의 청사진에 합의해야 한다. 예측 가능하다면 사람들도 준비하고 대응할 수 있지 않겠나.

-중장기전략위원회 추진과제와 일정은 어떻게 되는지.
▶분과별로 공론에 부치고 토론회를 열어 의견을 모아가려고 한다. 종전에는 정권 말에 (미래전략을 발표)하니까 차기 정부 공약과 겹치는 것 아니냐 하고 폄훼하기도 했다. 이번엔 임기 중반에 발표한다. 연말 발표를 검토하고 있다.

-경제교육단체협의회가 추진하는 역점 사업은 무엇인가.
▶가계와 기업, 국가의 경제력은 구성원의 경제 인식, 역량, 노력이 가름한다. 경제교육단체협의회는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경제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맞춤형 플랫폼 구축에 진력하고 있다. 특히 기회가 제한된 취약계층의 경제교육을 강화할 예정이다. 그런 맥락에서 올해부터 군 장병 경제교육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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