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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sun Brief [북한의 ‘새로운 길’- 대처법] 통권117호
 
2020-01-08 16:19:25
첨부 : 200108_brief.pdf  
Hansun Brief 통권117호  


조영기 한반도선진화재단 선진통일연구회장

1. 경제위기는 김정은이 자초했다.

 

2018년 남북, 미북 간 조성된 평화는 위장평화였고 그 기간은 매우 짧았다. 2018년 내내 김정은은 핵있는 상태에서의 제재완화를 추구하겠다는 속내를 숨기고 대화와 협상에 임했다. 김정은의 속셈은 2013년에 주장했던 핵·경제발전병진노선을 완성하는 것이다. 2018년의 위장평화는 6차 핵실험으로 핵무력은 완성되었으니 경제회생을 위한 외부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한 위장전술이었다. 따라서 병진노선의 한 축인 경제를 위해 제재완화·해제는 필수적이었다.


2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1차례의 미북정상회담으로 제재완화의 분위기는 조성되었다. 물론 평화를 앞세운 한국정부의 들뜬 정서도 위장평화 조성에 기여했다.


김정은은 2019년 신년사에서 새로운 길을 공언했다. ‘새로운 길은 국제사회를 향해 경제제재가 완화되지 않으면 추가 핵실험 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겠다는 도발이다. 물론 새로운 길은 국제사회로부터 더 큰 양보를 얻어내기 위한 벼랑 끝 대결(Brinkmanship)의 산물이다.


그러나 김정은의 새로운 길20192월 미북의 하노이 회담이 노딜(no deal)로 끝나면서 난관에 봉착했다. 하노이에서의 만남 직전까지도 김정은은 빅딜(big deal)인가 스몰딜(small deal)인가의 꽃놀이패의 환상에 젖어있었다. 그러나 하노이 노딜은 김정은의 입장에서는 큰 충격이었다. 제재완화로 달러 기근의 상황을 해소하려는 기회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하노이 노딜은 김정은에게 기로에 설 수밖에 없도록 했다. 공언한 새로운 길로 갈 것인가, 북핵 폐기의 길인가의 갈림길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했다.


김정은이 새로운 길을 선택한 것은 당연하다. 핵은 주체의 무기이고 선대의 유훈이기 때문이다. 김정은은 4월 최고인민회의에서 새로운 길로 나서는 시한을 연말로 정했다. 스스로 정한 연말시한의 행간(行間)에는 대북경제제재 때문에 2의 고난의 행군이 도래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녹아있다. 이는 북한 내부 자원으로 경제제재에 버틸 수 있는 임계점이 2019년이라는 고백이다. 4월 최고인민회의 직후 선전매체에서 자력갱생을 더 강조하는 것은 어려운 경제현실을 반증(反證)한 것이다.

 

2. 핵은 결코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

 

하노이 노딜 이후 북한은 남북관계를 통해 미북관계를 개선하겠다는 선남후미(先南後美) 노선을 선미후남(先美後南) 노선으로 변경했다. 5월부터 김정은의 새로운 길은 한국을 저격했다. 13차례의 미사일 발사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의도적 폄훼행위로 한국을 압박하는 전략이다. 이처럼 북한의 도발과 폄훼는 한국의 대북정책 기조를 민족공조로 전향해 경제지원을 해달라는 압박이었다.

 물론 북한은 한국이 경제제재를 해제할 수 없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고 북한은 대북경제제재 완화는 미국이 용인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는 것도 알고 있다. 이런 북한의 도발과 막말에도 문 대통령은 남북평화경제를 제안해 북한의 조롱(嘲弄)거리가 됐다.

한편 김정은의 선미후남 노선은 미국과 대화의 모멘텀을 유지해 제재완화를 이끌어낸다는 것이 속셈이다. 미국도 평화적 북핵폐기를 위해 북한과의 대화 모멘텀 유지는 필수적이었다. 이처럼 미북은 대화의 필요성 때문에 지난 6월 판문점에서 트럼프-김정은의 회동이 성사되었다. 그러나 대화의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해법은 동상이몽이었다. ()비핵화와 선()제재완화의 동상이몽은 10월 스웨덴 실무협상도 무위로 끝나는 요인이었다. 협상에서 미국은 서두르지 않았고 북한은 제재완화의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스스로 정한 연말시한이 다가오면서 달러기근에 대한 초조함은 미국을 향해 공갈 협박을 쏟아내고 대내적으로는 체제보위를 선동하는 양면성을 보였다. 즉 한편으론 제재완화가 되지 않으면 추가 핵실험과 ICBM 발사를 암시한 크리스마스 선물로 협박하고, 다른 한편으론 백두산 정신을 내세워 자력갱생에 의한 자력부강과 자력번영을 독려하고 나섰다.


이어서 노동당 중앙위원회 75차 전원회의(12.28-31)를 통해 대내외 투쟁방향을 결산하고 2020년의 투쟁방향을 제시했다. 2020년 김정은의 신년사는 전원회의 결정으로 대체됐다. 전원회의 결정이 신년사로 대체된 것도 상당히 이례적이었지만 나흘 동안 전원회의가 개최된 것도 매우 이례적 현상이다. 이런 이례적 북한행태는 스스로 대내외 상황이 엄중하다는 것을 시인한 것이다. 전원회의는 우리의 전진을 저애(방해)하는 모든 난관을 정면돌파전으로 뚫고 나가자를 투쟁구호로 채택하고 정면돌파()23차례나 사용했다. ‘새로운 길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봉착하게 될 난관을 뚫고 나아가자는 비장함도 엿보인다. 또한 제재는 기정사실이며 제재압박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기본전선이 경제전선으로 경제발전과 인민생활 향상을 위해 당면과업도 제시됐다.


이번 전원회의에서 경제부문의 분량이 비교적 많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이는 북한의 경제상황이 대북경제제재로 인해 취약해졌고 앞으로도 취약해질 가능성이 있다는 고백이다. 반면 새로운 전략무기를 목격하게 될 것이며, ‘강력한 핵억제력의 경상적 동원태세를 유지해 자주권을 담보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여기서 전략무기는 핵전략을 의미한다. 결국 북한은 핵과 미사일 모라토리엄(실험 발사유예) 파기를 선언하고 새로운 길로 간다는 의미다. 핵은 대화와 협상의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3. 북한은 사실상의 핵보유국이다.

 

북한의 핵개발 역사는 김일성이 기획하고 김정일이 씨를 뿌리고 김정은이 완성했다. 북핵 30여 년의 역사를 보면 앞에서는 대화와 협상을 통한 비핵화의 프레임을 작동하면서 뒤로는 핵개발 폭주를 멈추지 않았다는 점이다. 스웨덴의 스톡홀름평화연구소(SIPRI: Stockholem International Peace Research Institute)가 발간하는 군비와 군축 및 국제안보에 관한 2019년 연감(年鑑)”(2019 Yearbook on Armament, Disarmament and International Security)은 북한이 ‘60개의 핵탄두(核彈頭)’를 보유한 국가로 지정했다. 이제 북한은 공식적인 핵 보유국(Nuclear Club)은 아니지만 9번째 사실상의 핵보유국이 되었다. ‘대화와 협상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발상이 잘못이었다. 북한 전체주의 체제의 기만성(欺瞞性)과 폭력성을 무시하고 접근한 결과다.


더 큰 문제는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는 현실이 지속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국가 안보가 이렇게 허물어진 상황에서도 대화와 협상의 프레임에 갇혀 옴짝달싹 못하는 형국이 안타까울 뿐이다. 사실 우리 모두는 김정은의 핵질주에 대한 무한 책임을 져야 한다. ‘민족이라는 단어에 속았고, ‘평화라는 단어에 현혹되었고, 북핵은 결코 한국을 공격?위협하지 않을 것이라는 환상에 빠졌고, 오히려 제재가 곧 전쟁이라는 대결구도로 국민을 급박해 왔다.


자칭 북한문제 전문가들은 월천(月千)의 노예가 되어 방송가를 전전하면서 감언이설로 국민의 눈과 귀를 막았고, 안보의 최일선에서 전쟁을 준비하여야 할 군인들은 오히려 전쟁을 두려워하는 국방 공무원이 된지 오래됐다. 특히 이 땅의 지도자들은 앞장서서 안보의 근간을 허무는데 일조하였을 뿐만 아니라 국민을 호도(糊塗)하기도 했다.


1990년대 초반 북한발 핵개발 의혹이 불거지자 북한은 핵을 만들 의지도 능력도 없다면서 김일성의 대변자를 자처했고, 2006년 북한의 1차 핵실험 직후 북한 핵은 자위용이다라는 궤변으로 김정일의 옹호자가 되기도 했다. 그리고 2013년 북한이 헌법 전문에 핵보유국을 명기하고 ?경제 병진발전노선을 선언했을때, ‘핵발전에는 눈을 감고 경제발전만 강조하면서 북핵은 체제보장용이다라는 북한의 선전에 동조하는 김정은의 앵무새가 되었다.


북한의 핵 개발 30여 년의 과정을 되돌아보면 어쩌면 우리의 지도자들과 북한전문가들은 북핵 개발의 협조자였고 조력자였다는 역사적 비난을 피할 수 없다. 문제는 이들의 협조와 조력이 북한의 핵 능력을 강화시켜 주는 데 일조하였다는 점이다. 이처럼 우리 지도자의 부끄러운 흑()역사에도 불구하고 부끄러움을 모른다는 점이다. 안보가 위협받고 있는 현실을 외면하고 오히려 평화를 안착시킨 지도자로 숭앙받고 있으니 개탄스러울 뿐이다.

 

4. 북한경제위기가 북핵폐기의 길이다.

 

김정은의 새로운 길은 대한민국의 안보에 심대한 위협이다. 그러나 새로운 길2의 고난의 행군을 야기할 치명적 약점도 내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번 전원회의는 북한경제 기반이 붕괴 직전이라는 사실도 확인시켜주었다. 따라서 지금은 새로운 길이 북한체제에 위협이 될 수밖에 없는 방책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특히 대북제재의 실질적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현재 북한은 1차 핵실험(2006.10.9.) 이후 핵실험과 ICBM발사로 인해 10차례의 유엔 안보리로부터 경제제재를 받고 있다. 10차례의 제재 중 북한경제에 실질적 영향을 미친 제제는 4차 핵실험(2016.1.6.)ICBM발사(2016.2.7.)로 인한 유엔결의안 2270(2016.3.2.)이다. 이전의 제재는 대량살상무기(WMD) 확산에 주력해 북한경제에 심대한 타격을 주지 못했다.


하지만 2270호 이후의 제제는 북한경제를 직접 겨냥함으로써 제재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달러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수출을 통제하고 경제활동을 제어하기 위해 정유제품의 도입량도 축소했다. 제재로 경제성장률이 2017-3.5%, 2018?4.1%의 역(-)성장되었고, 수출이 2017177000만 달러에서 201824000만 달러로 86.3% 감소했고, 무역수지 적자도 20600만 달러에서 235800만 달러로 확대되었다. 정제유 도입량도 2016500만 배럴에서 201850만 배럴로 90% 가까이 줄었다.


또한 2017년 유엔 회원국에 강제성 의무가 부여된 해외노동자 파견도 종료(2019.12.22.)되면서 김정은의 통치자금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이처럼 경제제재는 달러기근 현상을 촉발했고, 정제유 도입감소는 북한경제를 위축시켰다. 특히 해외노동자 파견 종료의 효과가 2020년부터 나타난다는 점에서 달러 기근 현상은 더 심화될 것이다. 달러 기근이 김정은의 통치기반을 약화시키는 요인이다.


이제 어떻게 달러 기근 현상을 심화시킬 것인가에 대한 전략이 요구된다. 결의안 2270호 이후 경제제재의 실질적 효과가 나타난 것은 촘촘한 국제공조로 제재의 구조적 허점(structural hole)을 차단하였기 때문이다. 최근 대북제재와 관련해서 완화하려는 움직임과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중국과 러시아의 제재완화는 북핵폐기보다는 자국의 국제적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반면 미국은 국방수권법에 오토웜비어법을 포함해 제재를 강화하고 있다. 웜비어법은 북한과의 불법 금융거래를 도운 해외금융기관에 제3자 금융제재(secondary boycott)를 의무화해 북핵폐기를 직접 겨냥하고 있다. 웜비어법은 중국과 러시아의 활동반경을 제한할 뿐만 아니라 국제공조의 구조적 허점도 차단할 수 있다.


지금은 대북제재를 강화할 시기다. 북한의 달러 기근 현상이 심화되어야만 핵폐기의 비핵화로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중국의 개혁개방도, 동구권의 체제전환도, 베트남의 도이모이 정책도 최악의 상황에서 선택한 결과물이다. 북한도 예외일 수 없다. 따라서 국제공조의 구조적 허점 차단 달러 기근의 심화 협상 주도권 장악 북핵폐기의 수순이 최상의 전략이다. 바로 대북경제제재가 북핵폐기의 평화적 수단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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