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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秋법무 퇴출 당위성 차고 넘친다
 
2020-09-15 10:28:41

◆ 김형준 명지대학교 교수는 한반도선진화재단 정치개혁연구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 씨의 군 복무를 둘러싼 특혜 의혹이 점입가경이다. 의혹이 태산처럼 쌓이고 있다. 이런 와중에 정부의 ‘추미애 구하기’가 도를 넘고 있다. 지난 10일 국방부는 총 10개의 관련 규정을 나열하며 유리한 규정 해석을 토대로 서 씨의 병가와 휴가에 대해 “절차상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판단은 편파적 대응이라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정작 특혜 의혹의 핵심 사항에 대해 침묵했기 때문이다. ‘휴가 연장’이 적법하다는데 왜 관련 서류는 없는가? 당시 군 관계자가 서 씨의 휴가뿐만 아니라 자대 배치, 통역병 선발 때도 추 장관 측의 지속적인 청탁과 압력을 받았다고 증언했는데 왜 이런 사실관계는 확인하지 않았나. 침묵을 이어가던 추 장관은 “절차를 어길 이유가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모든 의혹과 정황이 외압과 청탁이라는 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추 장관은 “아들의 군 복무 시절 문제로 국민께 걱정을 끼쳐 드려 정말 송구하다”고 했다. 그런데 본인 말대로 잘못한 것이 전혀 없는데 왜 사과를 하나? 추 장관은 자신이 원하는 ‘진실의 시간’을 가지려 ‘면피성 가짜 사과’ 대신 계급장 떼고 수사를 받아야 한다. 그 이유는 차고 넘친다.

우선, 성역 없는 신속한 수사를 위해서다. 수사 대상이 된 법무부 장관이 검찰을 지휘하다 보니 검찰 수사가 총체적 부실, 축소와 뭉개기 수사의 끝판왕이 됐다. 검찰은 ‘추미애 보좌관 전화’와 같은 핵심 진술을 조서에서 누락시켰고, 서 씨 수술 병원 압수수색도 막았다. 검찰이 수사를 8개월 이상 뭉개는 사이에 중요 증거가 ‘보존 기간 만료’로 사라졌다. 검찰 인사로 다른 곳으로 전출된 조서 누락 검사와 수사관이 수사팀에 복귀했다. 사건을 덮으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스럽다.

둘째, 정부의 신뢰 제고다. 추 장관은 국회 인사청문회 등에서 “아들 휴가 연장 문제에 직접 관여한 바 없다”고 말했다. 거짓말이다. 국방부가 최근 작성한 문건엔 서 씨 부모가 휴가 연장을 문의하기 위해 민원실로 통화한 것으로 나와 있다. 거짓말을 일삼는 장관을 그대로 두면 정부의 신뢰는 곤두박질치게 된다. ‘거짓말 정부’로 추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추 장관 사퇴는 불가피하다.

셋째, 공정과 정의를 바로 세우는 것이다. 작년 조국 사태에서 보듯이 정권의 비도덕적, 반윤리적 행위가 도를 넘으면 공정과 정의가 무너지면서 국민의 분노가 쌓이고 민주주의는 훼손된다. 더불어민주당의 ‘추미애 구하기’ 행태는 ‘목불인견’(目不忍見)이다. 청탁을 미담으로 둔갑시키고, 서 씨 관련 의혹을 최초로 제기한 당직 사병의 실명을 거론하고, 범죄자 취급을 했다. 민주당은 걸핏하면 ‘노무현 정신’을 들먹인다. 노무현 정신의 핵심은 ‘특권과 차별이 없는 세상’이다. 민주당이 진심으로 노무현 정신을 계승한다면 위선의 탈을 벗고 각종 특혜 의혹에 연루된 추 장관의 사퇴를 요구해야 한다. 영국 역사학자 월터 배젓은 “정부가 국민의 신뢰를 유지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효율성이 아니라 품위”라고 했다.

그런데 품위는 도덕성에 기반한다. 단언컨대, 추 장관 관련 외압과 특혜 의혹을 권력으로 막으려고 하면 정부의 도덕성은 사라지고, 공정과 정의가 무너지면서 원칙을 바로 세울 수 없게 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자신이 약속한 ‘기회 평등, 과정 공정, 결과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서라도 ‘읍참미애’(泣斬美愛)해서 모범을 보여야 한다. 정치는 타이밍의 예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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