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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위기가 촉발하는 중대한 변화
 
2020-03-26 10:20:29

◆박재완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의 칼럼입니다.

 

코로나19로 지구촌이 몸살을 앓고 있다. 감염병 문외한인 필자는 치사율이 낮은 코로나19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전문가들도 사태가 이처럼 악화할 것으로 보지는 않은 듯하다. 2월 초 주한 중국대사는 세계보건기구(WHO)를 들먹이며 중국인 입국 제한에 반대하지 않았던가.

그렇지만 이젠 전시가 아닌데도 대부분의 나라가 서로 출입국에 빗장을 거는 초유의 상황에 이르렀다. 결과론이긴 해도 당국과 종교집회 참석자를 비롯해 다들 안이했던 듯하다. 당장 최우선 과제는 방역이지만, 경제 회복과 코로나19 이후 찾아올 변화에도 단단히 대비해야 하겠다.

우선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부문의 회생은 힘껏 지원해야 한다. 다만 무차별 현금 살포나 재정지출의 되돌릴 수 없는 팽창을 초래하는 정책은 지양돼야 한다. 재난기본소득이 그런 부류다. 위기에 편승해 코로나19와 무관하게 슬쩍 ‘끼워 넣은’ 사업도 걸러내야 한다.

미국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은 코로나19 피해의 구제원칙으로 ‘3T’, 곧 맞춤형(Targeted), 일시성(Temporary), 투명성(Transparent)을 들었다. 또 그런 맥락에서 피해가 큰 분야에 대한 ‘감염 세액공제’를 제안했다. 운송·숙박·음식업 등 서비스업과 글로벌 공급망 의존도가 높은 제조업이 그런 분야다. 미국기업연구소(AEI)는 원격 근무조차 힘든 블루칼라를 위해선 ‘근로장려세제’의 긴급 확대가 절실하다고 봤다. 건설 일용직 등이 그 대상이다. 둘 다 지난 17일 확정된 추가경정예산에선 빠졌지만, 추가로 검토해볼 만하다.

동서고금에 걸쳐 위기는 중대한 변화를 수반해 새로운 균형으로 귀결되곤 했다. 그중엔 바람직한 ‘뉴노멀’(새로운 표준)도 있었지만, 꺼림칙한 ‘뉴어브노멀’(새로운 비정상)도 출현했다. 이를테면, 14세기 유라시아에서 창궐한 흑사병은 수많은 목숨을 앗아간 대신 영지 경작을 고리로 한 봉건제도의 해체와 르네상스라는 뉴노멀을 촉발했다. 하지만 그 와중에 흑사병 피해가 가벼웠던 유대인을 향한 증오와 박해도 거세졌다. 적어도 하루 아홉 번 손을 씻게 한 그들의 율법이 반(反)유대주의라는 뉴어브노멀을 부른 셈이다. 1929년 대공황이 발발하자 미국에선 1896년 대선 이후 확립됐던 지방분권이 퇴색하고 연방의 권한과 복지를 늘리는 ‘큰 정부’가 등장했다. 대공항은 보호무역을 부추기고 환율전쟁을 불붙여 제2차 세계대전의 빌미가 되기도 했다.

위기라고 급한 불만 끄면 안 된다. 코로나19가 빚을 뉴노멀은 앞당기고 뉴어브노멀은 피하도록 힘써야 한다. 각국 정책 여력이 바닥난 만큼 글로벌 역성장을 염두에 두고, 논의만 무성했던 구조개혁에 매진해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로 뜸해진 ‘대면(對面) 경제’ 대신 ‘디지털·데이터 경제’를 선도해야 한다. 원격진료, 온라인 학습, 재택·유연 근무, 인터넷은행, 전자상거래, 무인판매, 자율주행(Robo) 택시, 화상회의, 전자투표 등이 그 예다. 물론 고용 위축을 완충하는 직업역량 확충 방안 등은 따로 마련해야 한다.

코로나19는 학제 변화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대학은 학기제를 쿼터제(4~6월, 10~12월, 1~3월)로 바꾸기에 적기다. 가을 신학년제는 일리가 있지만, 개학을 미뤄 도입하는 건 거꾸로 가는 개악이다. 그러잖아도 선진국보다 6개월 이상 늦은 취학연령이 1년 넘게 뒤처지게 된다. 선진국보다 2년가량 늦은 청년 첫 취업과 결혼·출산도 덩달아 미뤄질 것이다. 가을 신학년제는 취학연령을 단축해 적용해야 한다. 세계표준에 걸맞게 방학을 여름에 몰아주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요컨대 신학년제는 2월부터 도입해 차츰 9월로 앞당기는 게 무난한 대안이다.

또 다른 뉴노멀은 감염병에 취약한 관행의 개선과 공중도덕 확립이다. 여럿이 식사할 때 공용음식은 전용 국자로 각자 덜어 먹자. ‘폭탄주’ 돌리기, 승강기·찜질방처럼 밀폐된 좁은 곳에서의 대화, 공중세면장 양치질 등은 금기가 돼야 마땅하다.

끝으로 북핵, 기후변화, 에너지, 저출산, 공교육 수준 하락 등은 진전이 더딘 것 같아도 변곡점을 넘어서면 뉴어브노멀로 가파르게 치달을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거세질 세계화에 대한 반감과 동아시아계 혐오도 안심할 수 없다. 코로나19처럼 ‘설마’가 아니라 ‘혹시’를 전제로 대응할 사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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