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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4차 산업혁명, 중국이 앞서기 시작했다
 
2019-08-20 11:34:24

◆ 한반도선진화재단의 후원회원이신 조평규 전 중국연달그룹 수석부회장의 아주경제 칼럼입니다.


AI 등 4차산업 발전에 매진하는 中…과거사에 갇혀 앞날 못보는 韓


조선 말기 산업혁명의 물결이 아시아에 들이 닥쳤을 때 일본은 시대의 흐름을 재빨리 읽고 서양의 기술을 받아들여 부강한 나라로 탈바꿈 해 제국의 꿈까지 꿨다.


반면, 우리는 위정척사의 관념으로 척화비를 세움으로서 결국 일본의 식민지가 되는 치욕을 당했다. 그 후유증은 지금도 우리의 가슴에 남아 앞길을 가로막는 걸림돌로도 작용하고 있다.

4차산업이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컴퓨팅, 5G, 빅데이터 등 디지털로 구성된 기술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산업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변화된 산업체계를 말한다. 1차 산업혁명을 대표하는 것은 증기기관, 2차 산업혁명은 전력의 대규모 응용, 3차 산업혁명은 컴퓨터를 활용한 정보통신(IT),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AI)이 대표적이다. 

우리는 선진국들이 만들어 놓은 기술이나 상품을 효율적으로 모방하거나 빼앗아 먹는 데엔 뛰어난 능력을 발휘해 가장 성공한 나라로 부상하였다. 하지만 선진국들이 개발한 원천 상품이나 기술을 하나도 가지지 못한 나라다. 중진국으로는 오를 수 있는 최고 높이까지는 올랐으나, 선진국에 이르는 천정을 뚫지 못하는 형국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남이 만들어 놓은 것을 개선하거나 원가를 줄여 효율성을 높이는 것에만 집중했지, 독립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로 혁신적인 것을 만드는 정신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전통 산업이 원료를 투입해 제품이나 상품을 만들어내는 것이라면, 4차 산업은 인간의 창의적인 상상력을 바탕으로 상상 이상의 혁신적인 상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 모든 것과 연결하는 것이다. 창의적인 상상력은 전통산업의 생산라인에 투입되던 원료와 다르지 않다. 수준 높고 독립적인 상상력이 양질의 자원이 되는 시대다. 

하드파워를 소프트파워보다 높게 평가하는 환경에서는 천재적인 상상력이 생겨나기 어렵다. 상상력을 높이려면 독립적이고 창의적인 사고가 필수적이다. 독립적이지 못하고 종속적인 역할에 익숙하면 상상력은 생기지 않는다. 남이 만들어 놓은 것에 만족하는 것은 우리 안에 갇힌 것이나 마찬가지다. 한계나 울타리를 뛰어 넘지 못할 것이라는 인식은 자기 자신을 틀 속에 갇혀버리고, 안주하는 노예의 삶에 만족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세계는 4차산업 혁명의 대변혁기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부상하고 있는 변화의 물결을 선도하거나 올라타지 못하면 우리의 미래는 암울해 질 수밖에 없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는 구한말의 상황과 매우 다른 4차 산업을 선도하는데 필요한 비옥한 토양과 자원을 가지고 있는 세계에서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다. 흩어져 있는 인적자원과 자본, 그리고 기술과 지혜를 전략적으로 통합한다면 역량을 발휘하는 데 모자람이 없다.

요즘 우리사회가 과거의 일에 너무 매몰돼 미래를 이야기하지 못하고 있는 게 안타깝다. 대학을 졸업한 정도의 학력을 가진 사람들조차도, 감성과 감정을 앞세우면서 과학적이고 이성적인 사고를 하지 않는다. 지엽적이고 기능적인 것에 몰입함으로써 전략적인 판단이 마비돼 있다. 한국 사회는 정치·사회·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세계적 발전 추세를 따라가지 못한 채 정체되거나 퇴보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와 여러 분야에서 경쟁하는 관계에 놓여 있는 중국만 봐도 4차산업 분야에서 우리의 처지가 초라해 보인다. 2019년 중국 양회(兩會)의 핵심화두는 4차산업 혁명이었다. 중국은 AI, 빅데이터, 스마트 플러스(智能+), 차세대 IT, 공유경제, 제약·바이오, 신소재, 5G, 산업인터넷(IIoT), 신에너지자동차, 스마트교통, 전자의무기록 시스템 구축 등 4차산업 기반 플랫폼 구축에 국가적으로 총력을 다하고 있다. 

우리의 경쟁자, 중국기업들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해외유학을 경험한 풍부한 인재, 넘치는 투자재원, 도전적인 젊은 창업자, 커다란 내수시장이라는 '4차산업 혁명의 실험장'을 가지고 있는만큼, 우리보다 훨씬 나은 환경을 갖고 있다. 메모리반도체 부분을 제외하고 나면, 우리가 중국보다 앞서가는 분야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사태 이후 중국은 한국인의 뇌리에서 점점 멀어져 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전체 무역흑자에서 중국과의 무역이 약 65%(최근 5년 평균 67.5%)를 차지했다. 지난해 ICT 분야에선 중국으로부터 수백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우리의 옆집에 세계에서 가장 큰 중국이라는 시장이 있다는 건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우리 경제의 운명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중국을 무시하거나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경쟁자 중국을 이기려면 중국에 대한 치열한 공부를 해야 하고, 중국을 제대로 아는 전문가를 양성해야 한다. 만약 우리가 중국과의 4차산업 경쟁에서 밀린다면, 중국은 우리의 달러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것임은 두말 할 것도 없다. 4차산업 분야에서 한·중간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이지만, 한편으론 중국의 성장이 우리에게 보완적 산업협력의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한다. 대중국 4차산업 혁명에 대한 다양한 대비책이 시급하다.

4차산업 혁명은 인간의 활동과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사고, 문화, 법규, 금융 등 모든 영역에서 패러다임의 변화가 있어야 제 기능을 발휘하게 돼 있다. 요즘처럼 우리나라에 만연한 국수적이고 민족주의적인 사고로는 4차산업을 제대로 부흥시키기 어렵고, 세계와 연결되지도 않는다. 

또한, 정부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산업발전의 혁명적 변화를 뒷받침해주는 법적, 제도적 장치와 정책적 지원이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특히, 관련규제를 과감히 풀어야 산업의 발전을 기할 수 있게 된다. 

재일교포 3세인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지난 달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앞으로 한국이 집중해야 할 것은 첫째도 인공지능, 둘째도 인공지능, 셋째도 인공지능”이라며 “교육·정책·투자·예산 등 방면에서 전폭적으로 AI 육성책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했다.

김태유 (『패권의 비밀』저자) 서울대 교수는 최진석 교수가 설립한 사단법인 '새말 새 몸짓' 창립총회에서 "지금은 산업의 대분기인 4차 혁명시기를 맞이하고 있다"며 "우리가 이번 기회를 놓치면 100년 전 겪었던 식민지인의 종속된 삶을 살게 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한 걸 깊이 새겨들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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