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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경제 활력 더 죽이는 ‘이념 경제’ 실험
 
2019-04-01 15:40:07

◆ 칼럼을 기고한 강성진 교수는 현재 한반도선진화재단 정책위원회 국가전략연구회장으로 활동 중입니다. 


한국 경제의 활력이 추락하는 조짐이다. 주요 기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낮추고 있고, 일자리 창출 여력은 지난해 이후 급속히 떨어지고 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산업활동동향’은 그동안의 부정적 전망이 현실화하고 있음을 확인시켜준다. 경제 현황을 반영하는 3개의 핵심축인 생산·투자·소비가 동시에 하락했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1개월째, 미래 경기 상황을 예측해주는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개월째 떨어졌다. 

전산업생산은 2월에는 1월이나 1년 전 1월에 비해 모두 하락했다. 1년 전에 비해 1.9% 떨어졌는데, 이는 71개월 만에 최대 하락 폭이다. 특히, 자영업자가 많은 도소매가 3.8% 줄어든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현상이다. 미래 생산 여력을 나타내는 투자의 하락 추이는 멈추지 않고 있다. 설비투자는 전년 대비 26.9%가 떨어져 최근 10년간 최악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경기가 견실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던 소비도 1년 전에 비해 2.0% 줄었다. 특히,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는 3.4% 줄었다. 지난해 2월 기준으로 1년 전에 비해 6.8%가 늘었던 데 비하면 심상찮은 징조다. 특히, 현 정부의 핵심이라는 이른바 ‘소득주도 성장’ 정책의 마지막 보루인 소비의 감소는 우려를 더 키운다.

지난 몇 개월 동안의 경제지표를 보면 알 수 있듯이 통계는 단기간에 서로 다른 방향으로 변화할 수 있다. 그러기에 정책 입안자들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통계치만 가지고 정책 성과를 평가해선 안 된다. 지난 1월에 생산·투자·소비가 개선되는 것으로 나오자 ‘경기가 좋아지고 있다’고 자화자찬하다가 이번에 세 지표 모두가 동시에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나자 아무런 반응이 없다. 일자리 창출도 지난 2월 증가 폭으로 돌아서면서 기뻐했지만, 실질적으로는 1년 전 10만여 명 증가에 그친 것에 의한 기저효과였다는 점과 실업자가 증가한 사실은 외면했다. 

중요한 것은, 장기적 시각에서 볼 때 주요 경제지표들이 하락 추이를 보여준다는 점이다. 그런 만큼 정부는 통계치의 단기 변화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우리 경제가 활력을 점점 잃어가는 이유를 고민해야 한다. 우리는 대외 여건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소규모 경제이므로 국내 정책 패러다임을 빨리 전환해야 한다. 정책 수단은 이미 정권 출범 때부터 많은 경제학자가 수없이 제시하고 있다. 당장 정책 입안자들이 경제에 대한 정부 만능, 이념적·실험적인 시각만 버리면 된다. 

과거 김대중 정부는 국가 초유의 부도 사태에 직면해 외국인 투자자에게 국내 시장을 대폭 개방하고 ‘규제개혁위원회’를 설치해 파격적인 규제 완화를 했다. 신자유주의라는 비판을 받으면서도 이 정책들을 꾸준히 추진해 조기에 경제위기를 극복했다. 노무현 정부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추진하고, ‘규제 총량제’를 실시해 규제 완화 정책을 지속했다. 의료산업화 등을 포함하는 서비스 선진화 정책이 본격적으로 제기된 것도 이 시기다. 특히, 김대중 정부 말기에 시행된 ‘경제자유구역법’은 외국인 병원의 영리병원과 내국인 진료를 허용하기도 했다. 

이제 우리 경제는 과거의 패러다임으로 대응할 수 없는 4차 혁명이라는 새로운 시대를 가고 있다. 정부 주도가 아닌 경제주체 개개인의 창의성에 의해서만 대응할 수 있는 길이다. 민간이 가는 길을 정부가 지원하는 역할을 성공적으로 할 때 현재의 우려스러운 상황을 극복하고 다음 세대에 건강한 경제를 물려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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