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선 칼럼

  • 한선 브리프

  • 이슈 & 포커스

  • 박세일의 창

[아주경제] 일자리 통계 단상
 
2019-02-27 10:43:02

◆ 한반도선진화재단 정책위 의장으로 활동 중인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의 아주경제 칼럼입니다. 


한때 인기를 끌었던 ‘삼시세끼’라는 TV 프로그램은 남자 연예인들이 농촌이나 어촌마을에서 숙식을 하며 그야말로 삼시세끼를 어떻게 해결하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면서 인기를 끌었다. 스타들의 일상적 모습을 통해 드라마가 아닌 차원에서의 진솔한 면을 볼 수도 있었다. 어떤 출연자는 제작진이 주문만 하면 요리를 척척 해내면서 평소에 숨겨놓은 실력을 마음껏 보여주기도 했다. 그야말로 갓 수확한 농작물을 가지고 즉석에서 요리를 하여 끼니를 해결하는 장면은 그 자체가 무공해 천연 농산물 먹방이었고 보는 이들의 침을 삼키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들이 고기를 잡으러 해변 바위를 기어 올라가기도 하고 땡볕 아래 배추를 수확하는 작업을 힘들게 하면서 끙끙거리고 땀을 흘리는 모습을 보면 역시 농어촌의 삶은 간단치 않다는 느낌이 진하게 전달되기도 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올해 1월 고용동향을 보면 농림·어업 종사자가 전년 동월 대비 10만7000명 증가하였다. 1월의 전체 일자리 증가폭은 전년 동월 대비 1만9000명이었는 데 말이다. 농림·어업 취업자 총 숫자가 110여만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농어민이 10%쯤 증가한 셈이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8년 1년 전체로 보았을 때 농림·어업 분야 취업자 증가폭은 6만2000여명에 달했다. 취업자 증가폭의 대부분인 5만9000여명이 60대 이상이었고, 이 중 농촌이 90%를 차지했다. 그리고 증가폭의 반이 조금 넘는 3만2000만여명이 무급가족종사자로 파악되고 있다. 무급가족종사자가가 이처럼 많다는 것은 귀농의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시사한다. 즉, 자영업이나 근로자로 일하다가 폐업이나 실직을 하고 나서 귀농을 한 사례들이 많다는 얘기다. 

   
실제로도 농림어업종사자 증가 통계가 많이 나타난 경남을 보면 조선업이 급격히 부진해지면서 조선 분야 근로자들이 실직을 하고 특수작물 재배농가나 대체작물 재배농으로 탈바꿈한 사례가 많다는 지적이다. 조선업이 가장 발달했던 경남지역의 2018년 수출은 전년 대비 32% 감소했고, 건설수주는 40% 감소했다. 상황이 이러니 광공업생산(-6%), 소매판매(-0.7%) 등 주요지표가 거의 다 마이너스이다. 참고로 건설수주를 제외한 다른 지표들의 전국 평균은 모두 양수이다. 경남을 중심으로 조선업 등 제조업 실직자가 대거 귀농을 하면서 농림·어업 종사자 숫자 증가 현상이 통계에 잡히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현상은 부가가치가 높은 분야에서 낮은 분야로의 인력 이동이라는 점에서 매우 걱정스럽다. 또한 이러한 인력 이동이 농림·어업이 발전하면서 발생하는 자연스런 인적자본 배분현상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실직을 피해가기 위한 일시적 도피일 가능성이 높고 혹은 사실상 은퇴에 가까운 귀농인데도 취업자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다. 즉, 많은 부분이 통계에는 취업자로 잡히지만 실제로는 실업자에 해당하는 잠재실업자로의 전환에 해당하는 것이다. 

만일 농림·어업 취업자 증가폭 10만7000명 중 20% 정도가 실업자로 분류된다면 지난 1월 일자리 증가폭은 전년 동월 대비 사실상 마이너스가 된다. 최근 일자리 통계에 대한 관심은 엄청나게 고조되었다. 해마다 2월에 열리는 한국경제학회 통합학술대회는 그다지 주목의 대상이 되지 않았는데, 금번 대회는 뜨거운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서울대 김대일 교수 등이 고용 감소 폭의 27% 정도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부정적 효과라는 논문을 발표하자 거의 대부분의 언론이 이 부분을 보도하면서 주목하였다. 일자리 관련 학술논문이 이렇게 주목의 대상이 된 것은 드문 일이다. 그만큼 국민적 관심이 고용에 쏠리고 있고 그럴수록 통계는 정확하게 현실을 반영해야 한다. 농업 부문이나 단기알바성 공공일자리를 제외한 일자리 통계를 통해 경제와 산업의 실상을 잘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건강검진을 받을 때는 제대로 된 수치가 잘 나오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진단과 처방이 정확해진다. 건강검진을 앞두고 갑자기 며칠 동안 평소에는 안 하던 노력을 해서 수치가 좋게 나오게 만들고 검진 후에는 제자리로 돌아간다면, 검진의 효용성은 떨어지고 진단과 처방은 잘못될 수도 있다. 경제 상황을 좋게 보이려고만 하면 안 된다. 상황은 정확하게 보이도록 해야 한다. 또한 우리 상황에 맞는 통계 지표를 더 많이 도입하여 정확도를 높여야 한다. 정부의 노력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다. 


◆ 칼럼 원문은 아래 [칼럼 원문 보기]를 클릭하시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칼럼 원문 보기]

  목록  
번호
제목
날짜
1342 [대한언론인회] 세계7번째 자본주의국가 반열에 오르다 19-05-13
1341 [서울경제] [한반도24시] '핵 포기' 北의 분명한 내부결정부터 요구해야 19-05-13
1340 [한국경제] 청년 일자리, 시장에 맡겨라 19-05-13
1339 [문화일보] 버스대란 근본 해법은 주52시간 수정 19-05-10
1338 [동아일보][기고/최준선]특경법 시행령, 기업인의 무덤 되나 19-05-10
1337 [법률저널] 검찰개혁법안 논의에서 고려할 것 19-05-10
1336 [에너지경제] [전문가 기고] 산안법 포비아(공포) 한국 제조업을 강타(强打)하다 19-05-09
1335 [매일경제] [세상읽기] 제4의 길 19-05-09
1334 [아시아경제] 북·러 정상회담 이후의 과제 19-05-02
1333 [한국경제] 투자개방형병원, 여기서 멈추면 안돼 19-04-30
1332 [한국경제] 친노동 정책의 역습 19-04-29
1331 [문화일보] 제재 유지되면 시간은 북한 편 아니다 19-04-23
1330 [아주경제] 미래세대에 짐만 늘리는 정책, 이래도 되는가 19-04-23
1329 [한국경제] 북한의 핵폐기 로드맵 받아내야 19-04-23
1328 [법률저널] 로스쿨 10년 사법의 미래 19-04-12
1327 [한국경제] '무죄추정' 제외, 기업인이 마녀인가 19-04-12
1326 [서울경제] 일하는 척하지 마세요 19-04-08
1325 [문화일보] 금융사 대주주 ‘규제’ 신중해야 19-04-08
1324 [서울경제] 한미정상회담의 과제 19-04-08
1323 [문화일보] 거짓 논리 ‘소주성’ 신속히 폐기해야 19-04-08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