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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고용자를 범죄에 내모는 최저임금법
 
2018-11-08 15:49:09

 최준선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한반도선진화재단 선진경제질서연구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OECD도 최저임금 과속 경고 
신규인력 진입도 막는 악영향 
근로자 신고 땐 업주 형사처벌

주휴수당 포함 땐 日보다 높아 
지킬 수 없는 법적 기준 내놓고 
징역형 처벌하는 나라는 없어


한국의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18년 다음과 같이 코멘트했다. 요약하면 두 가지다. 우선, 대통령의 5년 임기 동안에 54%의 최저임금 인상은 OECD에서 유례가 없는 수준으로, 그 영향을 예측하기 어렵다. 다음으로, 최저임금 인상과 함께 생산성 증가가 뒤따르지 않는다면 최저임금 인상은 물가 수준을 목표치 이상으로 상승시키고 한국의 국제적인 경쟁력에도 타격을 입힐 것이다. 

청와대 정책실장은 새 정부가 들어선 지 2년이 다 돼 가는데 아직도 경제 악화는 ‘전(前) 정부 탓’이라고 한다. 그러나 OECD의 코멘트가 오히려 더 적절했다. OECD의 ‘코멘트’라기보다는 ‘경고’였다. 이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은 근로자의 소득 증대보다는 일자리 감소와 사업체 퇴출 등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국내 연구 결과(이정민·전현배, 2018. 5)와도 일치한다. 

고용 상황도 일자리 참사라고 할 정도로 부진한 모습이다. 여러 경제 전문가에 따르면, 최근의 국내 경기가 이미 둔화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설비 투자가 3월 이후 빠르게 침체되고, 신규 취업자 수가 급감하고 실업률이 상승하는 등 고용 부진이 지속되며, 경기지표(선행 및 동행)가 장기간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외 경기 부진이 지속됨에 따라 한계기업이 증가하고 있고, 기업의 채용 여력 약화로 신규 인력의 노동시장 진입은 더욱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최저임금 위반은 지방노동청의 지도·감독과 근로자의 신고로 적발된다. 지도·감독의 경우는 형사처벌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지 않다. 그러나 근로자가 신고하면 사법처리 대상이 돼 처벌받는 경우가 많을 수밖에 없다. 근로자가 앙심을 품고 업주를 고발했기 때문이다. 형량은 최고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돼 있다.

먼저, 지도·감독 부분을 보자. 상반기 적발 건수는 2016년 626건, 2017년 673건, 2018년 950건으로 늘어 올해는 지난해 대비 41.2% 증가율을 기록했다. 대부분은 시정 조치됐으며, 행정청에 의한 사법처리는 지난 상반기 15건에 그쳤다.

그리고 근로자가 신고한 부분을 본다. 상반기 최저임금 위반 신고 접수는 2016년 722건, 2017년 809건, 2018년 958건으로 매년 증가했다. 이 중 사법처리는 2016년 431건, 2017년 501건, 2018년 593건으로 올해는 전년 대비 18.4%가 늘었다. 특히, 대전청의 경우 올해 상반기 신고 접수는 전년 대비 67.3%(49건→82건) 늘었고, 사법처리는 2017년 대비 무려 113.6%(22→47건) 증가했다. 광주청은 전년 대비 신고 접수 건수 36%(86→117건), 사법처리 58.3%(36→57건)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대구청도 각각 30.8%(104→136건)와 33.3%(42→56건)의 증가율을 보였다.(강효상 의원 2018 국감 자료)

통계에 잡히지 않는 위반 사례는 훨씬 더 많을 것이다. 현실에서는 근로자의 동의 아래 거짓 근로계약서를 쓰는 일이 더러 있을 것이다. 근로계약서에는 임금을 부풀려 적고, 실제로는 최저임금보다 적은 시급(時給)을 지급하거나 주휴수당을 제대로 주지 않는 것이다. 허위계약서는 당연히 무효다. 이런저런 이유로 근로자가 일을 그만두면서 업주와의 사전 합의를 깨고 허위계약서임을 고발하고 실제로 받은 돈이 계약서에 적힌 것보다 적다는 사실을 증명하면 사업주가 처벌받는다. 사업주는 이런 위험을 알면서도 허위 근로계약서를 쓴다. 최저임금과 주휴수당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법은 지키라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지키기 어려운 법률이 너무 많다. 최저임금법과 근로기준법도 그 예다. 최저임금 위반을 징역형으로 형사처벌하는 경우는 전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렵다. 지키기 어려운 법을 만들면 처벌을 받는 사람은 ‘재수 없어 걸렸다’고 생각한다. 현실에 맞는 법을 만들어야 한다. 한국의 최저임금은 속도의 문제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도 이미 2015년까지 최저시급 1000엔을 공약했지만, 3년이 지난 현재도 874엔(약 8850원)이고, 실제로는 2023년이 돼야 목표가 달성될 것으로 보인다. 총리가 공약을 안 지킨다고 야단하는 분위기도 아니다. 한국은 2018년 현재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최저시급은 9036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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