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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이주호 “한국 교육혁신 사실상 ‘0’… 아프리카 국가보다 못한 지경”
 
2019-10-04 10:14:49

■ 이주호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브루킹스연구소 혁신지도서 韓 없어 
美 618건·印 320건·우간다 94건 

부모의 사회·경제적 배경이 아니라 
학습 기회 주느냐가 공정성 핵심 

조국사태 학종 불투명 논란도 
낡은체제가 입시문제로 드러난 것

“우리나라는 국가 교육 혁신 건수가 몇 건인 것 같은가? 아프리카보다 더 낫다고 보는가?” 

이주호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한국개발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 교수)은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최신 보고서를 노트북 PC 화면에 띄운 채 세계지도를 손으로 가리키며 물었다. 지도에는 교육 혁신이 이뤄진 나라들이 깨알같이 표시돼 있었다. 세계 1, 2위인 미국(618건), 인도(320건)를 지나 손가락이 가리킨 곳에는 우간다(94건), 르완다(46건), 캄보디아(20건) 등이 눈에 띄었다. ‘혁신은 어디에서 일어나고 있는가(Where are innovation occuring)?’라고 적힌 지도에서 정작 한국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 전 장관은 “세계적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의 시각에서 볼 때 한국은 교육 혁신이 한 건도 없는 나라”라며 “아프리카보다도 못한 지경”이라고 단언했다. 이 전 장관은 우리나라도 교육 혁신을 위해서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맞춤형 학습 방식과 동기부여자이자 학습 디자이너로서 교사의 역할 변화’를 본격 고민해야 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라고 강변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 자녀의 입시 의혹 사건으로 교육의 불공정성과 불평등 문제가 뜨거운 쟁점으로 떠오른 한국 현실을 볼 때 너무 한가한 얘기가 아닌가 묻자 돌아온 이 전 장관의 답변이었다. 그는 “여전히 저한테 너무 동떨어진 얘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를 하는 분이 많고, 국내 학계도 아직 이쪽으로 와 있지 않다”면서 “그만큼 우리가 글로벌 환경과 많이 떨어져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고, 교육 개혁 논의가 지금까지 지겹도록 입시 문제에 대해서만 이뤄진 때문”이라고 강변했다. 전 세계가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고 창의적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교육 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한국만 ‘갈라파고스’처럼 동떨어져 있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라는 지적이다.

이 같은 얘기는 사실상 현 교육 제도의 토대를 닦은 이 전 장관의 고해성사이기도 하다. 학계에 돌아와 자신이 관여해 온 교육 정책이 본래 취지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는 현실에 대해 고민을 거듭하다가 “답은 현장에 있고, 교사가 키를 쥐고 있다”고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그는 “(조 장관 자녀 입시 문제) 이전이나 이후에도 다들 입시 제도에 대해서만 문제 제기를 하고, 교육 개혁에 대한 사회적 논의의 90%가 여기에 몰려 있다”며 “대량생산 시대의 낡은 교육 모델을 유지하기 위해 아무리 뜯어고치고 투자를 많이 해봐야 결국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낡은 교육 모델의 정점에 서서 온 국민이 이것만 잘하려고 매달리고 있는 게 한국 교육의 진짜 문제라는 진단이다. 이 전 장관은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의 공정성 논란에 대해서도 “낡은 교육 방식과 체제가 입시 문제로 드러난 것일 뿐”이라면서 “힘들고 어렵다는 이유로 교육 현장을 바꾸는 본질적인 개혁을 외면한 채 아무리 정시, 수시 비중을 바꿔 봐야 해결할 수 없는 ‘답 없는 논쟁’을 하고 있다”고 단언했다. 다만 교육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반칙에 대해서는 “규제로 풀 문제가 아니라 사후적으로 적발됐을 때 엄벌에 처하고, 벌칙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조 장관 자녀 입시 의혹으로 교육 개혁이 온 국민의 관심사로 떠오른 지난 9월 30일, 대통령실 교육과학문화수석비서관·제3대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유엔 글로벌 교육재정위원회 위원·유엔 교직발전위원회(EWI) 위원장 등을 맡으며 교육 전문가의 길을 걸어온 이 전 장관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오피시아빌딩 J캠퍼스에서 만나 한국 교육의 현주소와 개혁 방향에 관해 3시간 가까이 인터뷰를 했다. 

―왜 우리나라가 교육 혁신에 뒤처져 있다고 보는가.

“우리가 알게 모르게 자만했다고 생각한다.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항상 톱이었고 우리나라 학생이 전 세계 톱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젠 학부모들도 우리 교육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알기 시작했다. 다른 나라들은 한창 변화 중이란 것에 대해 눈을 감고 있었다. 예를 들어 독서를 권장할 때, ‘어댑티드 러닝 알고리즘’(학습을 돕는 인공지능)을 적용하면 아이 수준을 잘 알기 때문에 맞춤형 추천을 해준다. 그러면 아이는 더 많은 책을 읽고, 공부도 더 잘하게 된다. 어댑티드 러닝과 함께 아이들이 주도적으로 과제를 정하고 문제를 해결해 가는 프로젝트 수업을 ‘하이테크, 하이터치’(High Tech, High Touch·고도의 기술을 도입할수록 그 반동으로 인간적이고 따뜻함이 유행한다는 이론) 쪽에서 최근 일선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요원한 얘기처럼 들린다.  

“구체적인 결과물이 눈앞에 나오고 있다. 최근 유엔 총회 기간에 산하 교육재정위원회와 교직발전위원회에 참가했다. 3가지 뜻깊은 결과물이 나왔다. 제가 위원장을 맡고 있는 교직발전위원회는 대량의 맞춤형 교육을 통해 학습 방식과 교사의 역할을 혁신하는 방안을 지난 2년여 동안 고민해 왔다. 이번에 그 결실로 베트남과 가나에서 차세대 교육 모델인 ‘하이테크, 하이터치’ 학습 모형을 적용하고 있다. AI 맞춤 학습 알고리즘을 이용해 이해하고 암기하는 것은 기계와 하게 하고(하이테크), 교사는 동기부여와 창의성을 높이는 학습 디자이너 역할(하이터치)을 하게 한다. 2주 정도 진행한 결과가 나왔는데, 이미 한 학기 분량의 학습을 끝낸 학생들이 나오고 있어 고무된 상황이다. 학생 수준에 맞춰 아는 것은 넘어가고, 모르는 것은 기초부터 다시 학습하도록 한다. 기간이 늘어나면 하위 학생들도 맞춤 학습을 통해 학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포용적 교육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우루과이와도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보다 못사는 나라지만, 국가적인 차원에서 교육 혁신을 도모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영국, 네덜란드 정부 등이 6억 달러의 교육원조기금을 조성키로 했는데, 월드뱅크 등이 보증을 하면 20억 달러 효과를 낼 수 있다. 특기할 만한 성과는 이와 함께 지역별로 ‘하이테크, 하이터치’ 학습 모형 전파를 위한 4개 허브를 설치하기로 했는데, 아시아 허브는 한국에 두기로 했다. 한국이 교육으로 성공한 나라인 데다, 잠재력도 우수하고 베트남과 가깝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뿌듯하게 생각하고 있다. 뉴욕에서 돌아온 지 나흘밖에 안 돼 언론에는 처음 얘기하는 것이다.” 

―지금 한국은 수시와 정시 전형 비중을 둘러싼 논란을 반복하고 있다.

“제가 지금 다시 학교로 돌아와 생각해보니, 장관을 할 때 크게 놓쳤던 부분이 있었다. 현재의 교육은 대량생산 체제의 낡은 교육 모델의 정점에 있다. 글로벌 교육 문제가 한국에서 가장 첨예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것을 잘하려고 온 국민이 매달리고 있다. 아무리 투자를 많이 하고, 잘해 보려 해도 문제가 계속 발생한다. 다른 모델로 가야 한다. 입시나 사교육 문제 모두 낡은 교육 모델이 ‘트랜스폼’하지 못한 결과다. 손쉽게 수시, 정시 늘리고 줄이고만 이야기할 게 아니다.” 

“수시냐 정시냐는 ‘답없는 논쟁’… 낡은 교육모델 근본변화 필요”

―조 장관 사태로 교육 문제가 수면 위로 다시 떠올랐다.

“모두 입시 제도에 대해서만 문제 제기를 하고 있다. 그런데 입시라는 게, 수학 문제로 보면 1차 방정식 같은 것이 아니다. 입시 문제만 풀어서는 도저히 해결되지 않는다. 그것만 보면 답이 없다. 학습 방식이나 정책 등이 다 같이 연결돼 있다. 낡은 학습 모델을 그대로 두고 좋은 입시를 찾아봤자 답이 없다. 예를 들면, 현재 수시 문제만 봐도 그렇다. 현재의 대량교육으로는 교사가 학생 한 명 한 명의 특성을 알 수 없다. 수시는 이것이 가능했을 때 작동이 가능하다. 학습 모형을 바꾸지 않은 상황에서 수시만 강조하는 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대입 제도의) 방향은 이쪽(수시)으로 가는 게 맞는다. 제가 장관 할 때도 수시를 늘리려고 했고, 다른 많은 분도 수시를 늘리라고 했다. 그런데 수시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 (대입 제도를) 바꾸려면 교사 역량 등도 바뀌어야 한다.”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 때문에 교육 불평등과 계층 갈등에 대한 우려가 크다.

“계층 갈등을 입시로 푸는 것 역시 굉장히 제한적인 방법이다. 학습 모형을 바꿔 교실에서 맞춤 학습이 이뤄져야 모든 아이가 함께 갈 수 있다. 현재의 방식은 아무리 잘해도 반드시 실패자가 나오는 구조다. 박스에 갇혀 있다. 박스에 갇혀 서로 비난하거나, 그냥 다 절망하거나 할 필요는 없다. 박스만 걷어내면 된다. 물론 그걸 걷어내는 게 쉽진 않다. 가장 좋은 방법은 개방이라고 생각한다. 담론과 정책을 주도해온 분들은 변하지 않고 나이가 들었다. 젊은 분들에게 물려주고, 세대교체를 해야 한다. 교육계도 젊은 분들로 변화가 이뤄진다면, 박스 걷어내기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저도 빼고.”

―학생부종합전형(학종) 공정성 논란과 관련해 입학사정관을 대거 확대했을 때 예상하지 못했나. 

“솔직히 예상하지 못했다. 큰 이유 중 하나는, 교육이 입시만 바꿔서 될 게 아니라 교육 모델, 교사 역량도 같이 변해야 하는데 제가 장관 할 때 그 시작을 같이했지만, 중단되거나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것도 저의 불찰이다. 전체 교육의 변화를 이뤄내지 못한 채 입시 제도의 변화만 줬다. 학종 문제도 교사 역량 강화나 수업 방식의 변화로 교사들이 학생 한 명 한 명을 잘 살펴볼 수 있으면 된다. 그러지 못하다 보니 논문 문제까지 간 것 아니겠냐. 제가 너무 낙관적으로 (입시 제도를 바꾸면) 교사나 학습 모델의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했다. 국민께 죄송하고 제 불찰이다. 그런 부분은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런 문제를 바라봤을 때, ‘제도의 문제’라고만 한다면 동의할 수 없다. 제도를 운영하는 분들이 충분히 도덕적인 기준에 맞추지 못한 책임도 상당히 크다고 본다. 공정성을 더 강화하는 조치는 필요하다. 그런데 다 규제로 막을 순 없다. 사후적으로 적발됐을 때는 엄벌해야 한다. 벌칙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본다.”

―학종은 결국 본인이 시험을 봐야 하는 수학능력시험과 달리 전적으로 ‘부모 찬스’를 쓸 수 있지 않나.  

“수능도 부모의 영향력이 없을 수 없다. 부모의 사회·경제적 배경에 수능 점수가 좌우된다는 것은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진 사실이다. 중요한 것은 학교에서 뒤처지는 아이들, 사회·경제적 배경이 약한 아이들에게 학습 기회를 얼마나 주느냐다. 그게 공정성의 핵심이다. 입시로는 해결할 방법이 없다. ‘학종이 문제고, 수능은 괜찮다’의 문제가 아니다. 부잣집 아이들은 대입 제도가 어떻든 여러 수단이 있다. 가난한 아이들도 학교에서 제대로 된 학습이 이뤄지도록 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가난한 아이들이나 준비가 안 된 아이들은 현재의 학교 공부만 해서는 불리하다는 게 문제다. 그렇다면 AI를 들여와서 AI가 (뒤처지는 아이들을) 끌어올리는 방법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교사들은 AI가 해주는 만큼, 아이들 한 명 한 명을 배려할 수 있다.”

―학종이 잘되려면 교사의 판단에 신뢰성이 담보돼야 하는데.

“교사의 주관적 평가에 신뢰가 있어야 한다. 사회적 자본이라고 하지 않나. 서로 신뢰가 형성돼야 좋은 제도가 안착할 수 있다. 학종의 경우 사회적 자본이 안착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다고 우리가 사회적 자본이 없으니까 하지 말자고 하면, 질 낮은 입시 제도로 가자는 것이다. 교사의 신뢰를 높이려면 교사 (양성) 교육부터 바뀌어야 한다. 교사가 수업시간에 학생 한 명 한 명을 다 파악해 ‘프로젝트 수업’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입학사정관이 상세하게 아이들을 볼 수 있도록. 학종이 정착하지 못하는 핵심 이유 중 하나는 교사의 수업 방식이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다.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처럼 교사 교육 시스템도 바꿔야 한다. 과거 교사 역량이라는 게 정해진 교육과정을 전달하는 역할이었다. 지금은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맞춰 학습경로를 디자인해 주는 경지까지 가야 한다. 핀란드의 경우 석사까지 가게 한다. 2~3년 로스쿨처럼 가야 한다고 본다. 전문교육대학원 제도로 가면 우수한 분이 많이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교사들을 노량진에서 양성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전문기관에서 양성해야 한다고 본다.”

―입학사정관제가 마치 이명박 정부의 전유물처럼 이야기되곤 한다.

“그전부터 했다. 여하튼 입학사정관 같은 경우, 당시에는 진보 정책이라고 했고 왜 보수 정부가 하느냐는 이야기도 들었다. 그렇지만 글로벌 추세로 보면 당연히 시험 위주, 입시 위주의 교육 제도는 바뀌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었다. 1995년 교육 개혁은 큰 공감대를 가지고 이뤄졌다. 제가 차관 시절, 많이 확대했던 건데 당시에는 엄청난 반대가 있었거나 하진 않았다. 수능만으로 뽑는 것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다는 공감대가 있었다.”

―‘자사고는 시대적으로 끝났다’고 교육 당국은 주장한다. 자사고를 대거 확대토록 한 당사자로서…. 

“자사고도 ‘자사고’만 잘하자고 만든 게 아니다. 고교 다양화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마이스터고도 만들고 자율형공립고도 만들었다. 학교 스스로 변화할 수 있는 자유를 더 많이 주기 위해 (자사고가) 만들어졌다. 사학이 뭐든 시도할 수 있도록 하고, 그런 학교가 전체 학교의 변화를 선도해주길 기대했다. 물론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부분도 있다. 입시 위주로만 흘러갔던 부분에 대한 비판이 있었다. 저도 그렇게 가길 바라진 않았다. 새로운 방식으로 미래 역량을 키우는 학교로 가길 원했다. 그렇다고 학교 탓으로만 보긴 어렵다. 어떻게든 새로운 혁신이 가능한 환경을 만들어줄 책임이 정부에도 있다. 자사고만 비난할 게 아니다. 자사고가 그렇게 갈 수밖에 없는 이유를 분석해 새로운 모형을 보여줬어야 했는데, 그런 것에 대해서는 게을리했다. 그렇다고 자사고 모델이 다 좋다는 말은 아니다. 장관 시절 추진됐던 많은 정책 중 안 된 게 있어 죄송하고 마음이 아프다.” 

―자사고가 일반고를 황폐화한다는 얘기도 많다. 

“새 교육체제로 가지 않으면 많은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중간에 바뀌다 말고 다시 돌아가서도 안 된다. 모두가 힘을 합쳐 새로운 모델을 찾아야 한다. 싸워서는 안 된다. 바람직하지 않다. 자사고가 교육 변화의 중심이 되고, 이 변화의 경험이 일반고를 더 나아지게 할 수도 있다. ‘자사고가 정답, 일반고가 정답’이 아니다. 사고 발전을 벤치마킹해 일반고가 올라갈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그런 환경은 만들어주지 않고 ‘왜 자사고가 일반고 학생을 뺏어가느냐’만 이야기한다. 자사고를 편 들어야 하냐, 일반고를 편 들어야 하냐의 문제가 아니다. 자꾸 이분법적으로 ‘이게 맞고, 저게 틀리다’로 가면 안 된다.”

―조 장관 이슈로 ‘나라가 반 토막이 났다’고 할 만큼 갈등과 대립이 커지고 있다. 교육은 뭘 해야 하나.  

“다른 나라도 정치적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그걸 치유하기 위한 방안으로 많이 나오는 이야기가 아이들에게 정체성을 갖게 하자,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현재 사회현상들이 이른바 ‘사회적 자본’이라 하는 신뢰·협력의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아 발생하는 문제들 아닌가. ‘조국 사태’ 역시 그런 곳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건 주입식으로 되는 게 아니다. 경험하고 토론하고 발표하는, 프로젝트 수업을 통해서 되는 것이다. 최근엔 플랫폼 테크놀로지도 발달돼 있다. 페이스북도 있고. 한국의 아이들이 베트남 아이들과 온라인으로 같이 무언가를 만드는 등 협력해 정체성을 갖추게 하는 방식이다. 자신만의 견해가 있지만, 다른 사람의 견해를 수용하면서 합의를 만들어 가는 과정을 배우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의 정치적인 양극화로 청소년을 포함해 국민 전체가 열병을 앓고 있다. 그것에 대한 교육적 해소도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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