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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sun Brief [청년이 바라보는 조국: 조국의 정의와 위선] 통권 111호
 
2019-08-30 11:54:03
첨부 : 190830_brief.pdf  
Hansun Brief 통권111호  


옥승철 파리정치대학 행정대학원, 내일을위한오늘 청년위원


요즘 티비를 켜나 인터넷을 켜나 오로지 조국 교수이다. 나는 평소에 조국 교수를 나쁘게 보지 않았다. 하지만 내가 조국 교수에 대해 의문을 품게 된 계기는 지난 반일 불매 사건 이후이다. 조국 교수는 반일에 찬성하지 않고 대법원 판결을 부정하는 사람들에 대해 친일과 이적으로 매도했다. 나 또한 일본을 별로 좋아하지도 친일도 아니지만 한 인간에게는 자유라는 천부적인 가치가 있다. 각 개인은 생각과 사상, 표현의 자유를 가진다. 따라서 일본과 한국의 갈등 상황에 대해 다양한 생각과 해석이 있을 수 있고 그것에 대해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 그리고 정부는 그러한 다양성, 즉 자유라는 가치를 지키고 존중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그는 이분법적인 시각으로 자신과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자유를 억압하였다 

 

1. 이분법적인 시각으로 표현의 자유 억압


나는 조국의 이러한 발언이 있기 1년 전 표현의 자유를 공부할 때 유튜브에서 그가 강연한 존 스튜어트 밀(John Stuart Mill)의 자유론 강의를 들었다. 그는 영상에서 개인의 자유를 옹호하고 지지했다. 단 한 사람의 의견이 다수의 의견과 다르다 하더라도 다수가 그 사람을 비난할 자격이 없다면서 개인의 자유의 가치를 존중하고 지지하였다. 나는 진영은 다르지만 그를 내심 존경했었다.

 

하지만 얼마 전 일본에 관련된 SNS 발언들을 듣고 나는 그의 행동이 그가 외쳐왔던 자유의 가치들에 어긋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는 그에게 의문을 품기 시작하였다. 아니라 다를까 법무부장관 청문회를 앞두고 그의 위선적인 모습들이 터져 나오기 시작하였다. 내가 정말 충격을 받은 것은 그의 언행 불일치였다. 그는 지금껏 우리 사회의 많은 폐단들을 지적하였다. 외고를 비판하고 용이 되기 위해 경쟁할 필요가 없다는 말, 성적이 좋은 학생들보다 가난한 학생들이 장학금을 받아야 한다는 말, 그리고 논문표절에 대한 비판까지. 하지만 결국 자신이 외친 그 모든 적폐는 자신에게 모두 해당하는 것이었다. 그는 결국 입으로만 정의를 외치는 소위 강남좌파이며 위선자였다.

 

조국 교수의 수많은 사건 가운데 청년들이 가장 분노하고 있는 것은 그의 딸 문제이다. 그의 딸은 일반 가정에서 자란 학생이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것들을 스펙으로 쌓았다. 고등학교 때 유명 학술지에 논문 1저자로 등재하고 유엔 인턴 등 각종 스펙을 쌓고 시험 한번 보지 않고 의학전문대학원까지 입학하였다. 그리고 성적이 나쁜데도 오히려 장학금을 받는 등 상식선에서 벗어난 많은 일들을 하였다. 특히 대학원 학위 2개를 가지고 있는 나 또한 논문 한 편 쓰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지 알기 때문에 조국 교수의 딸이 고등학교 때 논문 제1저자가 되었다는 것이 납득이 가지 않는다. 또한 보통 장학금은 성적이 좋거나 가정형편이 좋지 않을 때 수여되는 것인데 조국 교수의 딸은 성적이 나쁘고 집안 형편이 좋은데 장학금을 받았다. 나는 이러한 장학금 기준을 듣지도 보지도 못하였다.

 

2. 학생과 청년들을 우롱한 언행 불일치와 위선


조국 교수의 딸과 정유라가 뭐가 다른 것인가? 결국 권력과 네트워크를 가진 기득권이 평범한 대다수의 학생들과 청년들을 우롱한 사건으로서 본질적으로 같다. 꼼수를 써서 대학에 입학하고, 꼼수를 도와준 교수는 변명을 일삼고 있다. 그리고 학생들은 촛불을 들고 있다. 이 글을 쓰기 전 정유라 사건에 대해 살펴보았는데 이번 사건과 모든 본질과 흐름이 똑같았다.

 

이번 조국 딸 사건에 대해 한 인터넷 뉴스에 이러한 댓글이 눈에 띄었다. “오늘도 난 고3 딸 보기가 부끄럽다. 따뜻한 저녁밥만이 내가 해줄 수 있는 응원이다.” 나는 이러한 댓글을 읽고 순간 깊은 상념에 빠졌다. 대한민국 대부분의 부모들이 느끼고 있을 마음이었다. 내가 학창시절에 우리 부모님도 내가 고등학교 때 야간자율학습을 하고 집에 오면 항상 따뜻한 떡국을 끓여주시곤 하였다. 고등학교 때 학원 하나 다닌 적이 없었다. 그저 학교 공부만 열심히 하면 좋은 대학에 간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우리 부모님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그때 당시 다른 세상에서 이러한 일들이 이루어지고 있는지도 몰랐다. 대부분의 일반 국민들 또한 마찬가지일 것이다. 최근까지도 나는 스카이캐슬의 드라마를 보고도 현실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늘 그렇듯이 현실은 영화보다 더 영화 같았다.

 

3. 특권층만 이용한 교육 사다리


나는 요즘 며칠간 정말 많은 생각을 하였다. 나는 결국 이러한 문제가 조국 개인의 문제 및 진보와 보수냐의 문제가 아니라 기득권과 기득권이 아닌 사람들의 문제라고 결론지었다. 다만 이번에 조국 교수를 통해 현재 한국 사회의 문제가 단적으로 적나라하게 드러났을 뿐이다. 이미 십 년도 전에 시작된 기득권만의 리그가 세상에 일부 드러난 것뿐이다.

 

이미 10년도 전부터 교수들은 자신의 자녀를 논문의 공저자로 넣기 시작하였고 교수가 아니더라도 강남에서는 이미 학부모들끼리 서로 도와가며 자녀들의 스펙을 쌓았다. 강남에서 살지 않고 기득권이 아니면 절대 알 수 없는 그리고 할 수 없는 일들이었다. 그들은 그렇게 서로를 도와가며 교육과 계층을 대물림하고 있었다. 그곳에서는 누구나 다 그렇게 하고 있었기에 도덕적 죄책감도 못 느꼈을 것이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기회는 공정하지 않았다. 교육이 결국 계층사다리가 되는 세상에서 소수의 특권층만이 그 사다리를 이용하고 일반 대중들은 이용하지 못하도록 걷어찼다. 그 기회의 사다리는 결국 현 입시제도이며 이 시스템은 가진 사람들에게 극히 유리하게 짜여 있다. 현재 입시와 교육 시스템은 불평등을 확실히 재생산하고 있다. 사회와 경제적 지위에 따른 기회의 차등이 너무나도 격차가 크다. 조국 교수의 딸로 인해 이러한 문제점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게 되었을 뿐이다. 노력한 만큼 보상받는 사회라고, 그나마 다른 나라보다 공정한 사회라고 믿어왔던 학생들과 청년들의 상실감과 분노가 걷잡을 수 없이 커져 버렸다. 더욱 청년들을 화나게 한 것은 조국 교수가 기득권의 최전방에 서서 모든 특권들을 다 활용해온 사람이었다는 것이었다. 계층사다리를 뒤로 숨긴 채 외고를 갈 필요가 없고 용이 될 필요가 없다는 그의 정의론은 결국 기득권의 권력을 지키기 위한 사다리 걷어차기였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4. 정당성 결여한 법무부장관 후보


이러한 맥락에서 조국 교수의 법무부장관 임명에 대해서 말하고 싶다. 법을 잘 알고 능수능란하게 빈틈을 잘 활용하고 온갖 꼼수를 부리며 모든 것은 합법적이니 문제가 없다는 사람을 법무부장관으로 임명하는 것이 올바른 일인가? 앞에서는 정의를 외치고 뒤에서는 비도덕적으로 행동하는 사람을 법무부장관으로 임명하는 것이 문재인 대통령이 말하는 정의인가? 조국 교수는 결국 위선자이며 비윤리적인 사람이다. 그는 사회적 정의를 외쳤지만 정의롭지도 않았으며 약자의 편에 서겠다고 했지만 그 어떤 특권자들보다 더 특혜를 받고 활용해온 사람이었다. 그것은 그의 삶이 여실히 증명해주고 있다. 그는 남에게는 엄격하고 가족에게는 관대한 이중잣대로 법의 공정함과는 먼 사람이다. 조국 교수는 정유라의 어머니 최순실과 도덕성과 윤리성에서 결국 같다. 그래서 누구보다 공정하고 정의롭게 법을 구현해야 하는 법무부장관의 직책은 조국 교수에게는 맞지 않다. 또한 공직자에게는 법을 어기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게 충분조건은 아니다. 공직자에게는 윤리적 소명이 있다. 그 윤리는 국민의 눈높이와 상식을 기준으로 한다. 국민의 눈높이와 상식 기준에서 조국 교수는 윤리적 소명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이미 조국 교수는 개인의 도덕성을 잃었기 때문에 검찰을 개혁할 수 있는 정당성을 잃어버렸다. 혹시나 각종 의혹과 논란이 적법했다 하더라도 이미 도덕적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자신 스스로가 이미 적폐인데 어떻게 검찰을 개혁할 수 있겠는가? 또한 이미 국민의 신뢰를 잃어버렸기 때문에 국민의 지지를 받아야 성공이 가능한 검찰 개혁은 실패할 것이 분명하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을 끌어안고 그대로 법무부장관에 앉힌다면 문재인 정권의 집권당위성과 통치 권위는 사라질 것이다. 왜냐하면 이번 정부는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라는 슬로건처럼 평등과 공정 그리고 정의의 가치를 바탕으로 통치의 권위와 정당성을 확보했기 때문이었다. 어쩌면 이번 조국 교수의 사태로 이번 정권의 정당성과 권위는 이미 무너져 내렸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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