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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sun Brief [세계 1위 국가브랜드 파워 국가 독일] 통권85호
 
2019-02-08 14:4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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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sun Brief 통권85호


양돈선 한반도선진화재단 독일연구포럼 대표

 

지금 세계에서 제일 잘 나가고 있는 나라는 독일이다. 독일 경제는 세계 최고를 유지하고 있다. 오늘날 독일 브랜드메이드 인 저머니(Made in Germany)는 전 세계에서 명품이자 예술품 예우를 받고 있다. 전 세계에서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아 독일로 몰려들고 있다. 실질적 종합 국력과 국격의 척도인 국가브랜드 파워도 세계 종합 1위다.

 

독일의 막강한 국력의 원천은 무엇인가? 우선 정치·사회 시스템, 경제력, 군사력 등 유형 자본중심의하드 파워도 막강하지만, 신뢰·정직·청렴을 비롯한 등 무형 자본중심의소프트 파워가 워낙 견고하다. 이 두 파워가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면서 세계 최고의 브랜드파워 국가로 거듭나고 있다.

 

1. 막강한하드 파워경쟁력

독일 경제의 경쟁력의 원천은 제조업이다. 독일에서는 실업교육 훈련 시스템인듀얼 시스템이 정착되어 있다. 이른바 실업계 고등학교 학생들이 공부하면서 일을 배우는 일과 학습 병행 제도다. 이 학생들은 기업에 취업하면 바로 현장서 일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능력을 갖추게 된다.

이들은 도제 교육을 받고 직업 현장에서 기술을 배우고 닦아 장인(마이스터)이 된다. 그리고 한 자리에 1020년을 근무한다. 경험과 노하우가 축적되어 세계 최고가 된다. 결국 고졸 출신들이 만든 제품들이 세계를 누비고 다니는 셈이다.

 

기업들은 끊임없이 연구·개발(R&D)에 매진하고 혁신에 집중한다. 또한 몇 대에 걸쳐 한 우물을 판다. 눈 앞의 이익 보다는 장기적 안목으로 경영한다. 좀 벌었다고 하여 맹목적으로 외형만 확대하거나 무분별하게 문어발 확장을 하지도 않는다. 또 정치판을 기웃거리지도 않는다. 오직 세계 최고의 품질 생산에 힘을 집중한다.

 

독일의 막강한 경쟁력에는 정치적 리더십이 큰 기여를 한다. 정치인들은 젊었을 때부터 정치를 시작해 온갖 검증을 거친다. 따라서 설득, 화해, 조정능력 등 리더십이 탁월하다. 그리고 정직하고 청렴하다. 독일에서 독일의 정직성을 대표하는 인물 10인 중 1위부터 6위까지가 정치인이다. 교황·노벨 문학상 수상자와 같은 종교인·지성인들보다 상위 그룹에 위치한다.

 

그만큼 독일 정치인들은 신뢰와 존경을 받고 있다. 역대 총리 중 부패·비리로 물러난 사람은 헬무트 콜 총리가 유일하다. 가족이나 측근 비리로 불명예 퇴직한 총리도 없다. 앙겔라 메르켈 현 총리 역시 정치 경력 27년동안 단 한 차례도 스캔들이나 부패에 연루된 적이 없다. 독일 정치인들은 연정(聯政)을 하면서도 정쟁이 아닌 협치를 하면서 정치 안정을 이루고 있다. 이것이 독일의 경쟁력을 받쳐주는 중요한 축이 되고 있다.

 

2. 내면의 견고한 소프트 파워

독일은 민법전(民法典)이 베스트 셀러인 나라다. 2017년도 10대 베스트 셀러 도서 목록을 보면 민법전이 1, 노동법전이 7, 상법전이 8위를 차지하였다. 이 순위는 매년 거의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왜 이런 현상이 지속되는 것일까 ? 독일에서는 법 집행이 엄격하고 공정하다. 독일에서는 지켜도 그만, 안지켜도 그만인 법이 없다. 생활법규를 잘 알아야 손해를 안본다. 그러니 국민들은 법전을 가까이 하고 있는 것이다.

독일은 법치 국가다. 법대로만 하면 손해 볼 일도 없고 갑질을 당할 일도 없다. 유전무죄(有錢無罪) 무전유죄(無錢有罪)를 걱정할 필요도 없다. 각자 자기 분야에서 제 할 일만 잘 하면 된다. 아주 편한 사회다.

 

독일은 신뢰 사회다. 지하철에는 요금결제를 위한 회전식 또는 개폐식 개찰구가 없다. 내가 표를 사고 알아서 검표하는 자가(自家) 검표 시스템이다. 나라 전체가 믿고 사는 사회다. 독일인들은 검소하다. 근검절약이 몸에 배어있다. 서울에서 눈에 많이 띄는 벤츠 600, 마이바흐나 BMW 740 등 최고급 승용차들을 정작 생산지인 독일에서는 볼 수가 없다. 독일 사회는 허세와 거품이 없다. 남에게 잘 보이거나 체면을 차리는 데 돈을 쓰지 않는다. 길거리 여성들의 차림새도 무척 수수하다.

 

독일은 인본주의 사회이면서 동시에 능력사회다. 사람을 중시하고 인격을 존중하지만, 법규적 사회적 의무도 많이 부과한다. 기회 균등을 위해 노력하지만, 결과 평등까지 보장하지는 않는다. 철저한 경쟁 속에 능력과 성과가 중시되는 나라다. 민간부문은 물론 공직사회도 성과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무조건적인 평준화를 지향하는 사회가 아닌 것이다.

독일인들의 안전 의식은 상상을 초월한다. 서민주택도 벽이 30나 될 정도로 튼튼하게 짓는다. 2010년 독일에서 세월호와 유사한 선박 화재 사건이 발생하였지만 탑승객 236명 전원이 구출되었다. 2013년에는 500년만의 대홍수도 막아냈다. 교통질서 의식 역시 완벽하다. 교통신호를 잘 지키는 것은 물론 과속, 불법 주정차, 공회전을 하지 않는다. 아무리 복잡한 도로에서도 앰뷸런스가 지나가면 모세의 기적처럼 차들이 길을 터준다.

 

물론 독일이라고 하여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독일 폴크스바겐 자동차의 디젤 배기가스 조작사건, BMW의 국내 화재사건도 발생했고, 독일 우월주의자들의 인종 차별도 남아있다. 간혹 비리 사건도 터진다. 그러나 이러한 일들은 매우 드문 예다. 전반적으로 매우 건전한 사회다.

 

3. 한국에 주는 시사점

독일은 2차 세계 대전을 일으킨 장본인으로 나라가 잿더미가 되었지만, 40여 년만에 통일을 이루고 반세기만에 세계에서 가장 존경과 신뢰를 받는 나라, 가장 살기 좋은 나라, 가장 안정되고 평화로운 나라를 건설하였다. 독일이야말로 한국이 벤치마킹할 나라다. 국토 분단의 아픔과 경제 기적의 경험, 그리고 국토 면적과 인구 면에서 서구 국가 중 가장 우리와 공통점을 공유하고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여 독일의 겉모양인하드 파워를 마구 베끼는 것까지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에 최저임금제, 52시간 근로시간제, 노사 공동 이사제도, ()원전 등 독일 모델을 마구 도입하고 있는 데 심히 우려스럽다. 이러한 독일의 하드 파워는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다. 높은 사회적 신뢰, 상생, 협력, 배려와 같은 소프트 파워와 결합하고 상호 작용하여 나타난 결과다. 독일도 위와 같은 제도들을 도입하는 데 십수 년에서 수십 년이 걸렸다. 최저임금제는 2016년에 와서야 도입되었다.

 

우리는 역사와 문화적 배경, 정치 시스템, 정치인들의 리더십, 사회적 신뢰도, 공직자의 청렴성, 국민 의식 수준 등이 독일과 다르다. 위 독일 제도의 효과와 부작용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분석 없이 즉흥적으로 그대로 이식하는 것은 무모한 짓이다. 서양 잔디 좋다고 하여 뗏장만 잘라다 우리네 정원에 심어봐야 자라지 않는다. 당초 선의를 가지고 제도를 도입했겠지만 주변에 복잡하게 얽히고 설킨 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그대로 옮겨 봐야 부작용만 일으킬 것은 명약관화하다. 타협이라고는 모르는, 비상식적이고 무신뢰의 세계 최강 노조 집단에게 공동 경영권을 주어서 어쩌겠다는 것인 가 ? 정치력의 부재요 포퓰리즘의 극치다. 우리보다 사회적 신뢰가 높은 유럽의 많은 국가들도 독일 제도의 도입을 시도하였지만 실패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독일에서 배워야 할 것은 소프트 파워. 사람이 바뀌어야 한다. 안전 지침(매뉴얼)이 없어서 세월호 사건이 발생한 것이 아니다. 대통령을 보좌하는 비서실이나 참모진이 없어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터진 것이 아니다. 법규와 제도적 뒷받침도 중요하지만, 그 전에 사람이 바뀌지 않는 한 선진국 진입은 어렵다. 국민의 수준이 곧 국가의 수준이다. 신뢰와 정직이 지배하는 사회, 깨끗하고 투명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국민들의 의식 구조와 가치관 개조가 중요하다. 하드 파워베끼는 것은 그 다음 순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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