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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국민 상식과 검찰 수사심의委 존재 이유
 
2020-08-05 11:39:10

◆ 최준선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한반도선진화재단 선진경제질서연구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주임검사는 현안위원회의 심의 의견을 존중하여야 한다." 이는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운영지침` 제19조의 문구이다. 이 운영지침은 수사심의위원회의 구성과 운영을 규정하고 있는 대검찰청 규칙이다.

경영권 불법 승계 혐의를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기소 여부에 대한 결정이 지연되고 있다. 대검찰청 검찰수사심의위원회에서 뽑은 현안위원회가 6월 26일 `수사 중단 및 불기소`를 권고한 이후 한 달이 훌쩍 넘었다. 검찰이 불기소 권고를 흔쾌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유는, 1년7개월 이상 엄청난 시간과 물량을 투입해 수사한 결과를 인정받기는커녕, 법원의 판단조차 받아보지 못한 채 그간의 노고가 물거품이 되는 데 대한 아쉬움 때문일 것이다.

이 상황에서 과연 현안위원회의 심의 의견은 존중될 것인가. 필자는 그러리라고 본다. 최고의 엘리트 집단인 검찰이 스스로 만든 규칙에 `심의 의견을 존중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기 때문에 10대3 압도적 다수의 심의 의견을 존중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지금까지 있었던 8건의 심의위원회 회부 사건도 검찰은 한결같이 심의 의견을 존중했다. 만약 심의 의견을 존중하지 않기로 결정한다면 그것은 위원회의 구성 및 운영에 명백한 흠이 있었던 경우여야만 할 것이다. 이 부회장 사건은 어느 부분에서도 하자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바 없다.

현안위원회가 심의 의견을 낸 후의 여론조사에서도 이 부회장에 대한 불기소 여론이 우세했다. 이는 22년 만에 최악의 경제성장을 맞이한 우리 현실과도 관련이 있을 것이다. 기업을 뛰게 해야 경제가 산다. 삼성 자체도 위기다. 28년간 반도체 시장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자랑했던 삼성이 최근 대만 TSMC에 시가총액이 추월당했다. 기업 총수의 과감한 결단력만이 이 위기 상황을 돌파할 수 있다. 삼성은 코로나19가 확산되는 가운데, 마스크 제조업체들의 생산성 향상과 마스크 생산 증대에 기여하기도 했다.

이 와중에 이른바 `검·언 유착` 사건이 터졌다. 한동훈 검사장 수사를 중단하라는 현안위원회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29일 검찰은 한 검사장 휴대전화 유심카드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이를 계기로 수사심의위의 폐지론까지 나오고 있다. 검찰이 검찰 개혁의 방안으로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적 이목이 집중되는 사건에 한해 국민의 상식과 법 감정을 반영하기 위해 이 제도를 도입했고, 이런 제도가 한국에만 있는 것도 아니다. 미국에는 대배심제도가 있고 일본에도 검찰심사회가 있다. 문제가 있는 부분은 점차 개선하면 된다. 제도의 부작용을 이유로 폐지한다면 역시 민간인이 참여하는 국민참여재판제도도 폐지하지 않을 이유가 없을 것이다.

본래 여론을 물어 범죄 수사 여부를 결정해서는 안 되는 것이 맞는다. 그러나 이런 제도를 스스로 도입해 스스로 구속되기를 원한 이상 피의자의 신뢰, 나아가 국민의 신뢰를 저버려서는 안 된다. 과학철학자 칼 포퍼는 민주주의란 비록 소수의 사람만이 정책을 발의할 수 있다고 해도, 국민 누구나 그것을 토론하고 비판할 수 있어야 하고, 그 결과를 받아들여 정책을 수정할 수 있는 정치체제를 말한다고 했다. 정치만이 아니라 검찰도 마찬가지다. 민주 검찰이 되려면 토론과 비판을 허용하고 비판을 겸허하게 수용해 정책을 수정할 수 있어야 한다. 사회정의를 지탱하는 기둥인 검찰에 대한 국민 기대를 검찰 스스로가 저버리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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