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선 칼럼

  • 한선 브리프

  • 이슈 & 포커스

  • 박세일의 창

[서울경제] 코로나19로 인한 北 급변사태도 대비해야
 
2020-03-16 14:43:22

◆ 박휘락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교수는 한반도선진화재단 선진국방연구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北 코로나 피해 계속 은폐 땐 심각
의료수준 고려때 대처못할 가능성 커
확산 상황 정확한 정보 파악 후에
기본적 지원·접근 방향 등 세워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북한 정세에 대한 우려가 증대되고 있다. 코로나19가 침투했다면 허약한 경제력과 의료수준의 북한이 제대로 처리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확진자가 1명도 없다는 북한의 공식적 입장은 이러한 우려를 더욱 증폭시킨다. 중국과 1,450㎞의 국경선을 두고 다양한 접촉을 해온 북한이 코로나 청정지역이라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 다수의 탈북 지식인은 북한 주민과의 통화에 근거해 상당수 북한 주민들이 코로나19로 사망했고 장마당도 폐쇄되면서 경제난이 더 극심해지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도 북한에 발병사례가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만약 북한이 코로나19를 계속 은폐할 경우 문제는 심각해질 수 있다. 전염력이 워낙 커 결국 북한 전역으로 확산될 것이고 최악의 경우 수십만에서 수백만 명까지 사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 평양주재 영국대사였던 존 에버라드는 얼마 전 국내 언론 기고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될 경우 북한 정권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지난 1994년 김일성 주석 사망 이후부터 줄곧 제기돼온 ‘급변사태’가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코로나19로 북한이 붕괴될 지경에 이를 경우 유엔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가 나설 수 있다. 이때 적용하는 개념이 ‘보호책임(R2P·Responsibility to Protect)’이다. 이것은 가족을 돌보지 못하는 가장을 대신해 정부가 나서듯 어느 정부가 국민을 보호하지 못하거나 오히려 국민을 억압할 경우 국제사회가 국민보호의 책임을 대행할 수 있다는 원칙이다. 이에 근거해 국제사회는 2011년 3월 리비아, 4월 코트디부아르에 개입해 사태를 종결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코로나는 워낙 전염성이 강해 국제사회가 선뜻 개입하기도 쉽지 않다.

국제사회가 나서지 않을 경우 한국도 유사하게 관망하는 선에서 그쳐야 하는가. 국제사회의 중의를 따른다며 한국도 일부 재정적 또는 물적 지원을 보내는 데 그칠 수 있다. 그러나 이 정도의 지원으로는 해결이 되지 않고 북한 정권의 통제력이 상실돼 무정부나 내란 상황이 조성될 수도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이렇게 되면 한국이 직접 행정력을 투입해야 ‘보호책임’을 대행할 수 있을 것인데 이 경우 우리 인력의 안전에 대한 위험도 크지만 무엇보다 내정간섭을 금지하는 유엔헌장에 따라 국제사회가 반대할 수도 있다. 북한의 급변사태 발생 가능성과 한국의 바람직한 대응방향에 대한 사전 논의와 대비가 필요한 이유이다.

북한에서 코로나19가 창궐할 경우 한국이 어떻게 지원하느냐는 것은 향후 남북관계와 평화통일의 방향을 좌우할 수도 있다. 지혜롭게 대응하면 남북한 간 신뢰를 강화해 평화공존과 통일까지도 보장할 수 있지만 자칫 잘못하면 이질감을 증폭시키고 극단적으로는 북한에 이판사판의 도발을 선택하게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혜로운 대응을 위해서는 북한에 코로나19가 어느 정도로 확산되고 있고, 그 피해가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정보를 정확히 파악하려는 노력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파악된 정보에 근거해 한국의 기본적인 지원 및 접근방향을 정립하고 그에 따라 사태별 지원조치를 제안 및 강구하며, 향후 예상되는 상황에 대비해나가야 할 것이다. 행정력 파견 등을 포함해 한국이 직접 개입하지 않고는 해결방법이 없을 정도로 상황이 악화될 경우 그 필요성과 위험을 다각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다. 북한주민과 국제사회의 지지와 지원을 획득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돼야 함은 물론이다.

코로나19로 북한에서 급변사태가 발생할 경우 한국은 동일민족으로서 다른 어느 국가보다 강력한 ‘보호책임’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서독의 경우처럼 이 기회를 잘 활용해 평화통일로 연결시켜 나간다는 전략적 목표를 가질 필요도 있다. 통일이야말로 북한 주민에 대한 가장 적극적이고 장기적인 지원책일 것이기 때문이다.


 칼럼 원문은 아래 [칼럼 원문 보기]를 클릭하시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칼럼 원문 보기]

  목록  
번호
제목
날짜
2299 [머니투데이] 글로컬 대학 지원사업의 성공조건, 솔직과 공정 23-05-12
2298 [조선일보] 中의 대만 침공 가능성… 우리도 선제적 대응을 23-05-12
2297 [문화일보] 착시 심각한 금융 불안과 연착륙 방안 23-05-09
2296 [문화일보] 巨野 방송법, 위헌 소지 큰 기형 법안… ‘좌편향’ 세력 방송 장악 의도 23-05-04
2295 [국민일보] 기업집단 동일인 지정제도 전면 개혁해야 23-05-03
2294 [세계일보] 전세사기, 범부처 대응시스템 만들자 23-04-25
2293 [한경] '신냉전 생존법'은 한·미·일 협력뿐 23-04-25
2292 [전자신문] 네이버 독주에 대한 우려 23-04-25
2291 [한경] 주주행동주의가 감사에 목매는 이유 23-04-19
2290 [아시아투데이] 항공산업, 규제보다는 지원 통한 내실을 다질 시점 23-04-14
2289 [동아일보] “중국공산당 超限戰에 대한민국 무방비 노출” 23-04-14
2288 [머니투데이] 막힌 개혁, 더 치밀하게 더 과감하게 뚫자 23-04-12
2287 [문화일보] 커가는 정부 견제론, 쪼그라드는 여당 23-04-07
2286 [서울경제] 통합 국적 항공사 경쟁력 높이려면 23-04-06
2285 [데일리안] 정치인의 성(姓)을 갈아주자 23-03-31
2284 [에너지 경제] 중소기업만 잡는 중대재해처벌법 23-03-31
2283 [조선일보] 베트남·폴란드의 과거사에서 배우는 교훈 23-03-31
2282 [문화일보] ‘실질적 다수결’ 위배 길 열어준 헌재 23-03-24
2281 [문화일보] 지소미아 반대는 北 핵협박 거드는 짓 23-03-20
2280 [문화일보] 탄소 감축 ‘인센티브 방식’ 돼야 한다 23-03-14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