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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한·미 ‘對北 확장억제’ 복원해야 한다
 
2020-02-17 15:14:43

◆ 박휘락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교수는 한반도선진화재단 선진국방연구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공무원은 국민이 충분한 권한을 보장할수록 엄중한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 국민은 2018년 3월 안보실장이 북한의 비핵화 용의를 전달하고, 4월 남북 정상이 판문점에서 ‘완전한 비핵화’에 합의하자 충분한 재량권을 보장해 줬다. 5월 대통령이 판문점에서 김정은을 또 만나 협의한 사항을 설명하지 않아도, 9월 평양을 방문해 ‘남측 대통령’이라면서 불리한 군사합의를 해도, 대북 제재 해제와 북한 지원에 매달려도 지지를 보냈다. 북핵 폐기라는 엄청난 과제를 해결한다기에. 

북핵 폐기를 명분으로 현 정부는 한·미 동맹에 대해서도 전혀 다른 접근을 선택했다. 북핵 대응을 위해 한·미 간에 설치해둔 ‘확장억제 전략위원회’나 ‘확장억제 전략협의체’는 전혀 가동하지 않았고, 미국의 한·미 연합훈련 중단은 바로 수용했으며, 북핵 위협 상황임에도 전시 작전통제권 전환 일정은 전혀 조정하지 않았다. 미국의 요청에도 끝까지 일본과의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파기하려 했다. 그래도 국민은 크게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북핵이 폐기될 것이라서 자주를 강조할 수 있다기에.

그러나 2년 정도의 북한 비핵화 협상은 성과 없이 중단됐다. 3번의 남북 정상회담과 2번의 미·북 정상회담은 이벤트에 불과하게 됐다. 북한은 ‘그들 핵무기’의 폐기에 합의한 적이 없다고 한다. 지난해엔 대남 공격용 신종 미사일을 13차례 시험발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올해 국정연설에서 북한을 언급도 않았고, 대북 협상팀은 해체 직전이다. 이제 대통령과 정부는 북핵 폐기 노력의 실패를 자인하고 책임지는 자세를 보일 때 아닌가? 북한 핵무장 상황에서 국민의 안전보장책을 보고해야 하지 않는가?

북핵 폐기가 어려워졌으면 당연히 한·미 동맹도 원위치로 되돌려야 한다. 북한이 2017년으로 되돌아가면 한·미 동맹도 그래야 ‘확장억제’가 작동된다. 그런데 현 정부는 전문가들이 우려해 조언하면 ‘어느 때보다 동맹이 공고하다’면서 무시한다. 여전히 한국군 한미연합사령관 임명을 서두르고, 방위비 분담금 문제도 머뭇거린다. 연합훈련을 부분적으로 부활하면서도 ‘동맹’이란 말은 뺀단다. 

한·미 동맹이 불안한 징조는 적지 않다. 미 의회는 지난해 12월 국방예산을 통과시키면서 주한미군을 2만8500명 이하로 감축하는 데 예산을 사용하지 못한다는 조항을 포함시켰다. 미국 상원은 지난해 12월 17일 한·미 동맹 강화를 촉구하는 결의안도 발표했다. 이것으로 일부 국민은 안심하지만, 미국의 경우 안보는 대통령 소관이라 결정하면 어쩔 수 없다. 미 민주당 대선 후보 모두가 주한미군 철수에 반대라고 한다. 미 의회와 야당이 이처럼 압박하는 것은 현 행정부가 그러한 움직임을 보이기 때문이다. 미 국제전략문제연구소의 빅터 차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990년부터 지금까지 주한미군 철수나 감축을 115회 주장했다고 한다. 트럼프는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직후에도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했었다. 

국가안보는 워낙 중요하기에 헌법에서 ‘국가의 독립과 영토의 보전’을 대통령의 책무로 명시하고 있다. 북핵 폐기는 북한의 사기극이라지만, 한·미 동맹 약화는 현 정부의 자의성이 크다. 국민으로서 묻는다. 북핵 폐기가 어려워진 상황임에도 한·미 동맹 복원을 머뭇거리는 다른 이유가 있는가? 한·미 동맹 외에 북핵으로부터 국민 안전을 보장할 복안이 있는가? 

정부보다 국민이 국가안보를 더욱 걱정하는 것은 분명 정상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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