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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나쁜 核합의’ 막을 총력전 절박하다
 
2019-01-25 17:24:44

◆ 박휘락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교수는 현재 한반도선진화재단 선진국방연구회장으로 활동 중입니다. 


2차 미·북 정상회담이 2월 하순에 개최된다면서 양측 실무자 간의 협상이 긴박해지자 성과에 대한 기대보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의 최근 행보는 이러한 불안을 가중시킨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지난 11일 비핵화 협상의 최종 목표가 “미국인의 안전”이라고 했다. 미국에서는 ‘북한 핵무기 관리’로 선회해야 한다는 여론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제거에만 치중할 것으로 추측하는 이유다. 미국은 핵(核)강대국으로서 북한을 수십 번이라도 초토화시킬 수 있지만, 1개 도시에 대한 ICBM 공격을 감수하지는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이 미국을 압박해 양보를 얻어낼 수 있는 카드가 바로 이것이다. 

ICBM 포기의 대가로 북한은 무엇을 요구할까? 언론 보도와 같은 개성공단 재개를 비롯한 일부 경제 제재의 완화, 대규모 인프라 투자, 장기적인 번영의 약속에 만족할 것으로 보긴 어렵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 의도는 그들 대남전략의 완성이기 때문이다. 최소한 종전선언이나 평화협정 체결 정도를 요구할 것인데, 이를 통해 달성하려는 것은 결국 주한미군의 철수 또는 상당한 감축일 가능성이 크다. 그것이야말로 선대의 유훈이고, 북한 주도 통일의 결정적 조건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그것을 수용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그는 시리아에서 이미 2000명의 미군을 철수시키기로 했고, 부자 동맹국에 대한 지원을 탐탁잖게 생각하고 있다. 1차 미·북 정상회담 직후 주한미군 철수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고, 이미 한·미 연합군사훈련은 중지된 상태다. 역사적으로도 리처드 닉슨과 지미 카터 대통령은 물론이고, 1990년대에는 미 의회에서 주한미군의 단계적 철수를 결정한 사례가 있다. 미·일 동맹이 워낙 확고해 한국 없이도 서태평양 방어선은 안전할 수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주한미군이 없으면 미국의 안보공약 자체가 공허해질 것이란 점이다. 이것은 1973∼1975년 남베트남의 역사에서 입증된 사실이다. 결국, 한국은 혼자서 ‘수소폭탄’까지 보유한 북한을 상대해야 할 것이고, 북한에 굴종하거나 핵 공격을 받아서 초토화되는 양자택일의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이제 정부는 북한 ICBM과 주한미군을 둘러싼 ‘나쁜 합의’의 가능성을 인식하면서 미·북 협상의 진행 방향과 내용을 면밀하게 파악하고, 경우별로 대응책을 마련해 둬야 한다. ICBM과 주한미군 문제 거래가 확실하다면 협상을 무산시키는 등 특단의 조치도 불사해야 한다. 이후에는 우리가 북한 비핵화에 직접 나서서, 군사적 옵션으로 위협해서라도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게 하고, 강온전략을 적극 구사해 진정한 비핵화를 이뤄야 한다. ‘자위권’ 차원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결사적·총력적으로 압박해야 한다.

당연히 미·북 간의 ‘나쁜 합의’ 또는 유사한 논의는 예방하는 게 최선이다. 대통령과 안보실장, 외교·국방 장관 등 모든 북핵 관련 공무원은 미국의 상대역과 긴밀하게 소통함으로써 비핵화에 관한 양국의 개념·목표·접근방법을 철저하게 조율해야 한다. 이를 위해 미국과의 방위비 분담 문제부터 타결해야 한다. 북한에는, 없던 명분도 만들어 지원하고자 하면서 우리를 지켜주는 미국에는 1조 원 정도의 지원을 그렇게 아까워하는 건 맞지 않는다. 오죽하면 국민이 성금으로 방위비 분담금을 늘려 한·미 동맹을 유지하자고 하겠는가. 정부는 제발 국민이 국가안보를 걱정하지 않게 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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