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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방어용 무기 개발 차질 생겨선 안 된다
 
2018-10-17 17:06:54

◆ 박휘락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교수는 현재 한반도선진화재단 선진국방연구회장으로 활동 중입니다. 


경북 성주에 배치돼 있는 주한미군의 사드(THAAD)처럼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공중에서 요격해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군이 개발하고 있는 장거리 대공미사일(L-SAM) 사업이 지체되고 있다고 한다. 올해 들어 정부가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시험을 두 차례 연기했고, 아직도 추진 일정이 불투명하다는 의혹이다. 많은 국민은, 이 밖에도 정부가 남북관계 개선을 빌미로 군의 대비태세를 약화시키고 있는 분야가 적지 않다고 우려한다.

실제로 현 정부는 지난 7월 ‘국방개혁 2.0’을 발표하면서 북핵 대응의 핵심 요소로 오랫동안 추진해온 선제타격력, 탄도미사일방어력, 응징보복력 강화라는 ‘3축 체계’를 언급하지 않았고, 북한을 자극한다면서 한·미 연합훈련은 물론 자체 훈련도 축소해 왔다. 지난 9월 평양 정상회담장에서 서명된 남북한 간의 ‘군사 합의서’에서는 군사분계선에서 10∼40㎞에 걸친 비행금지구역을 부과함으로써 북한군의 기습공격 방어에 필수적인 공군 및 정찰활동을 어렵게 만들었다. 또, 동·서해에 상당한 규모의 ‘평화수역’을 설정함으로써 북방한계선(NLL) 수호를 위한 해군의 활동을 위축시켰다.

이에 대한 가장 큰 책임은 군(軍)에 있다. 그동안 군은 말로는 ‘3축 체계’를 강조하면서도 실제적인 진전은 미흡해 현재의 문제가 야기됐기 때문이다. 똑같은 시기에 북핵 대응에 착수한 일본은 이미 SM-3 해상요격 미사일과 PAC-3 지상요격 미사일을 충분히 확보해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을 2회 요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SM-3 지상용까지 조만간 구매해 3회의 요격을 보장하려고 한다. 이에 반해, 한국은 아직도 PAC-3를 확보해 나가는 과정이고, 그나마도 숫자가 부족하며, M-SAM과 L-SAM은 여전히 개발단계여서 1회의 요격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이번 군사 분야 합의서에 관해서도 동맹국인 미국과 충분히 협의하지 않았고, 예상되는 문제점과 대책을 철저하게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비판받고 있다.

동시에 정부의 책임도 작지 않다. 현 정부는 출범 후 군의 부정적 측면에만 주목하면서 기무사 해편 등을 일방적으로 추진했고, 군의 고유영역인 진급과 보직, 국방개혁, 병영생활 등에까지 간섭함으로써 눈치를 보는 수동적 군대로 만들었다. 이번 L-SAM에 관한 보도가 사실이라면 이제는 군사력 증강의 세부적인 사항에 관해서도 정부가 간섭하고 있는 셈이다. 이렇게 되면 군의 사기와 전투력은 약해지고, 유사시 역량을 발휘하지 못한다.

저명한 정치학자 새뮤얼 헌팅턴도 민주화 시대에는 군이 엄정한 정치적 중립을 지키는 대신에 정치인들은 군의 고유성과 전문성을 존중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동안의 반성으로 군의 정치적 중립은 확고해졌다는 점에서 이제는 정부와 정치권에서 지나친 간섭을 자제하고 군 스스로가 싸워 이길 수 있는 군대로 발전하도록 격려하고 지원해 나가야 한다.

L-SAM의 시험 연기를 정부가 지시했느냐 여부가 중요한 게 아니다. 최악의 상황에서 북한이 핵미사일로 위협할 경우 국가와 국민을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을 제대로 갖추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 문제다. 이는 즉각 시정(是正)돼야 한다. 정부는 국방장관과 합참의장을 비롯한 군 수뇌부는 물론이고, 장성과 간부들을 존중하는 가운데 오로지 강군(强軍) 육성만을 요구해야 한다.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노력하되 군사 대비태세는 그 진전에 맞춰서 신중하게 조정해 나가야 할 것이다. 군을 약화시키기는 쉽지만 강화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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