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반도선진화재단 정책위원장으로 활동 중인 이주호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의 중앙선데이 칼럼입니다.
미국 대학 개혁의 아이콘 '애리조나주립대' 가보니
총장 16년째 재임, 통폐합 주도
지원받은 연구비 15년간 5배 늘어
학과들간 담 쌓는 한국과 대조
'학과 동굴'서 벗어나 파격 변신해야
미국 내 인류학 분야 연구비 1위 대학은 애리조나주립대(ASU)다. 미 국립과학재단(NSF)이 주는 연구비 1300만 달러(2016년 회계연도 기준, 139억여원)가 이 대학의 인류학 분야 연구에 쓰인다. 그런데 아무리 찾아봐도 이 대학에 인류학과는 없다. 인류학 전공은 ‘인간 진화와 사회 변화(School of Human Evolution and Social Change)’란 긴 이름의 대학(단과대) 안에 있다. 2005년 고고학·생물고고학·언어학·컴퓨터과학·지리학·경제학·사회학 등과 합쳐졌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개별 학문 분야를 뛰어넘는 융합 연구가 가능했다. 인류학 분야 연구비 순위에서 상위에 속하는 마이클 E 스미스 교수(인류학 전공)는 지리학자·사회학자 등과 함께 팀을 꾸려 멕시코 고대 유적지인 테오티우아칸 지역의 사회와 문화를 연구한다.
지난달 26~27일 ASU의 템피·피닉스 캠퍼스를 찾았다. 필자가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재직 때(2010년 8월~2013년 3월)는 이 대학 이름을 들어보지 못했다. 2년 전 뉴욕에서 열린 한 국제회의에 참석했다가 그곳 전문가들이 ASU에 대해 “가장 혁신적인 대학”이라고 말하는 것을 들은 뒤 내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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